사드 보복 여파로 한국산 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3년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사진은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풍경. 의왕/신소영 기자
한국산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과 미국에 바짝 추격당하는 신세가 됐다.
한국무역협회가 7일 내놓은 ‘2017 상반기 중국 경제무역 평가’ 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반도체 호황과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수출액 증가로 1위(9.4%)를 유지했다. 일본(8.9%), 미국(8.7%), 대만(7.8%)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월별로 보면 3월에는 미국(9.4%)에, 4·6월에는 일본(9.2%·9.5%)에 각각 1위를 내주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4년 9.7%에서 2015년 10.4%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10.0%로 낮아진 뒤 올 상반기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사드 보복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로 처음 올라선 2013년과 올 상반기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9.4%로 같다. 반면 일본은 8.3%에서 8.9%로, 미국은 7.8%에서 8.7%로 높아져 턱밑까지 따라붙고 있다. 중국의 올 상반기 수입액은 총 862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는데, 우리나라 증가폭(9.3%)은 일본(15.6%)·미국(19.8%)보다 낮았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1위 품목인 집적회로반도체(148억달러,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47.5%)와 개별소자반도체(30.4%), 석유화학제품(59.9%)이 이끌었다. 반면 자동차부품(-38.3%), 무선통신기기부품(-23.2%), 평판디스플레이(-8.1%) 등은 급감했다. 사드 보복으로 지난 4월부터 현대차의 중국 내수 판매량이 대폭 줄어 국내산 부품 수출도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무선통신기기부품의 급감은 중국 당국의 자국산 조달 강화정책으로 한-중 사이에 형성된 가치사슬 분업체제(가공무역)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협회는 “사드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부품소재 수입선을 다른 국가로 대체하고, 중국 기업의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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