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 매입때
검찰, 경위 파악 나서
삼성에버랜드(옛 중앙개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는 17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1996년 12월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인수할 때 대금으로 지급한 수표에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직원이 서명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의 자녀가 에버랜드의 실권 전환사채 매입 때 지급한 수표에 삼성그룹 비서실 직원 등 제3자가 배서했다”며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씨는 수표 2장으로, 세 딸은 각각 1장씩 모두 5장의 수표로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납입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직원의 이름이 전환사채 인수대금으로 낸 수표들에 배서가 된 것은 비서실에서 이 회장 자녀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에 관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는 96년 12월 당시 일본에 유학 중이었고, 이부진(35) 호텔신라 상무 등 세 딸은 20대 중반~10대 후반의 나이였다.
검찰은 이재용씨가 실권 전환사채를 인수할 뜻이 있다고 에버랜드 쪽에 전한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의 김아무개(51) 이사와 실무자들을 최근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의 세 딸이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았던 자금의 수표원본 기록이 없어 은행 관계자들을 상대로 경위를 묻고 있다. 세 딸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청약일인 96년 12월3일 이 회장으로부터 16억원씩을 증여받아 같은날 실권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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