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승희 국세청장 등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과거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곤 했던 세무조사의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 작업에 나섰다.
국세청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및 한승희 국세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세무조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조사 역량 개선을 위한 ‘국세행정개혁 티에프’(TF)를 설치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1년에 두차례 전국 세무서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관서장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새 정부 출범 및 한 청장 취임 뒤 첫 관서장회의였다.
국세청이 구성하기로 한 국세행정개혁 티에프는 각각 세무조사 개선, 조세정의 실현 등 두개의 분과로 나뉜다. 세무조사 개선 분과는 과거 세무조사가 정치적으로 악용된 사례를 점검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2008년 태광실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표적 세무조사에 이어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비극적 결론을 맞이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로 이어졌다. 국세청은 또 이명박 정부 시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이 소속된 법무법인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잇따라 진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조세정의 실현 분과는 세무조사 공무원의 전문성 향상, 지능적·악의적 탈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각 분과는 학계·시민단체 등 외부위원 5명과 국세청 내부 위원 4명씩으로 각각 구성되며, 티에프 단장은 개혁 성향의 조세학자인 강병구 인하대 교수(경제학)가 맡기로 했다. 이번 티에프 구성은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적폐 청산’ 조직 개혁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승희 청장은 “과거 일부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세무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등 세정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더욱 철저히 지켜나가겠다”며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공정한 세정을 구현하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