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닭 사육과 도축, 유통 등 전 과정을 관장하는 ‘축산계열화 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엄단하기 위한 대책이 나왔다. 축산 농가에 대한 갑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고,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 자율 시행되는 ‘닭·오리고기 가격 공시제도’가 의무화된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축산계열화 사업 분야 불공정행위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하림과 체리부로, 마니커 등 축산계열화 사업자(사업자)는 계약을 맺은 농가에 병아리와 사료 등을 제공하고, 농가는 병아리를 키워 사육경비(위탁수수료)를 받고 사업자에 출하한다. 육계 사업자 67곳과 오리 사업자 27곳이 이렇게 출하받아 유통한 닭이 지난해 육계의 94.6%, 오리의 93.7%를 차지한다. 정부가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인플루엔자 사태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닭 가격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업자의 책임 강화를 대책으로 내놓은 배경이다. 정부는 우선 갑의 위치에 있는 사업자와 을의 위치에 있는 계약 농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양계 비용 전가, 품질이 떨어지는 병아리·사료 공급 등 불공정한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축산 계열화 사업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사업자의 지위남용 제한 항목을 현재 8개에서 18개로 늘리기로 했다. 계약농가에 배타적 거래행위를 강요하거나, 출하과정의 닭·오리 폐사 때 사육경비를 감액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한편,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약농가의 사육경비를 현실화하는 내용 등이다. 이를 어길 때는 손해액의 3배 범위에서 농가에 대한 배상책임을 하도록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된다.
또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축 수의사를 채용하고, 계약농가의 방역기준을 확인하도록 하는 등 방역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방역 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5천만원까지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다. 지난 1일부터 일부 사업자의 자율적 참여로 이뤄지고 있는 닭고기 가격 공시제도는 법 개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모든 계열사에 의무화된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