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 설치된 외래 붉은 불개미 유인용 트랩(덫). 개미가 냄새를 맡고 들어오도록 안에 햄(붉은 선)을 넣어뒀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막바지인 8일 검역당국은 ‘살인개미’로 불리는 북미산 ‘붉은 불개미’를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부두에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이 컨테이너를 들어내고 붉은 불개미에 대한 검역 작업을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지점에서 반경 100m 안에 있는 20~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 640개를 근처 야적장으로 들어내고 추가 개체가 있는지를 검역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붉은 불개미 25마리가 발견된 부산 감만부두 지하에선 다음날인 29일 붉은 불개미 1000여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됐다.
8일 검역에서도 붉은 불개미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견해가 많다. 알을 낳는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았고, 부두 면적도 38만㎡를 넘어설 정도로 넓기 때문이다. 검역본부는 들어낸 컨테이너가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붉은 불개미를 수색하고 소독하는 작업을 벌였다. 또 개미집을 찾느라 길이 45m, 폭 1m, 깊이 60㎝ 규모로 부두 바닥을 파내 콘크리트와 흙 등을 모두 소각·소독하고 있다. 검역당국은 감만부두에서 빠져나가는 모든 컨테이너와 차량에 대한 소독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검역당국은 이날까지 감만부두 전역에 설치한 개미 유인용 덫 163개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살피는 등 2차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어 9일에는 검역본부와 환경부, 산림청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등 20여명이 다시 정밀조사를 하고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검역본부는 또 지난달 28일 이후 34개 항만과 내륙 컨테이너 기지에 트랩을 설치하고 조사·검역 작업을 계속했으나 8일 오후까지 붉은 불개미는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 합동조사는 이날 경기 의왕, 경남 양산 내륙 컨테이너 기지 내부 잡초가 자라난 바닥의 균열 부위와 도로의 경계석, 화단, 철길 가장자리 등 개미류가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육안 조사와 트랩 조사 등이 시행됐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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