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제3차 일자리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사회적 경제 기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금융 및 판로 지원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범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 지원 대책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일자리위원회에서 확정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보면, 정부는 앞으로 자생력을 갖춘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사회적 경제 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비롯해,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일반 기업에 견줘 취업유발 효과가 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예로, 택시협동조합의 근로일수 대비 수입(월평균 기준)은 일반 택시회사의 1.7배에 이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 고용비중은 1.4%(2015년 기준)에 그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사회적 경제 고용비중이 평균 6.5%에 이르고 10%를 웃도는 국가도 있다.
정부는 우선 5년 안에 사회적 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1천억원(최대 5천억원)까지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동조합·사회적 기업 등의 보증한도를 기존 1억에서 3억으로 늘리고, 마을기업·자활기업 등 소형 사회적 경제 기업도 보증 대상에 포함시켰다. 마을기업 등은 마땅한 담보를 설정할 수 없어 기존 금융권 대출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성장사다리펀드 안에 ‘사회투자펀드’를 신설해, 2022년까지 최대 1천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사회적 경제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내년에 1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해 지원액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 가운데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출 총액 목표를 신설해 금융 지원을 의무화하는 대책도 포함됐다. 기획재정부 쪽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사회적 경제 기업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자금력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생 기업이 판로를 뚫기 쉽도록 돕는 지원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국가계약법을 개정해 국가계약 낙찰 기준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계획이다. 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물품·용역을 입찰할 땐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을 우선구매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사회적 경제 기업의 물품 구매를 확대한 경우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정부는 사회서비스, 주거복지, 문화예술, 프랜차이즈,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 사회적 경제 기업이 뛰어들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본사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프랜차이즈 분야의 경우, 본점과 지점이 이익을 공유하도록 하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육성하는 식이다.
이날 나온 정부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은 “여러 부처가 각기 다른 기준으로 감독·지원해오는 방식에서 범정부 차원으로 사회적 경제 지원 방안이 통합되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양동수 사회적 경제 법센터 ‘더함’ 변호사는 “사회적 경제의 기본은 풀뿌리·지역 경제에 있다. 그런데 정부 정책 추진이 기존 관료 조직에 의한 탑다운 방식이어서 자칫 시민사회 주도의 창의성이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책금융 지원 방식이 보완돼야 한다는 구체적 제안도 뒤따른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정책금융 투자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에 의한 평가모델을 개발하겠다고 하지만, 기존 금융권의 논리에 익숙한 창업투자사 등이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투자 결정과 사회적 가치 평가에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독립 기금 형태의 정책금융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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