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영양에 정성…‘환자식’ 편견 깼죠” 김철호 ‘본죽’ 사장
CEO인터뷰 - 김철호 ‘본죽’ 사장
사실 죽처럼 ‘억울한’ 음식도 없다. 영양이 듬뿍 들어있고 정성스러운 음식이지만, 그동안 ‘죽=환자’라는 편견 탓에 하나의 음식으로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오죽하면 “죽쒀서 개준다”, “(일을) 죽쒔다”는 말까지 있을까.
하지만 최근 들어 한집 건너 죽 전문점이 들어서는 등 죽이 특수식에서 일반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죽의 이런 ‘명예회복’의 뒷편에는 국내 죽 프랜차이즈 시대를 연 본죽글로벌의 김철호(42) 사장이 있다.
본죽글로벌의 브랜드인 ‘본죽’은 가맹점 모집광고 한번 내지 않고 3년 만에 가맹점을 480여개로 늘린 프랜차이즈업계의 ‘신화’다. 본죽의 전국 매장에서는 하루 평균 죽 4만7000여 그릇이 팔리고, 매출은 연간 1600억원을 훌쩍 넘겼다.
3년전 대학로서 첫간판
연매출 1600억원 넘겨
일본등 국외진출 본격화 여기 오기까지 죽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김 사장은 털어놓는다. “죽은 갑자기 생긴 음식이 아닙니다. 그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을 뿐이죠. 하지만 죽만큼 정성스럽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 어디 있습니까?” 김 사장은 “주요 타깃을 ‘건강한’, ‘일반인’, ‘성인’, ‘여성’으로 잡는 등 죽에 대한 접근을 달리 했다”며 “좋은 재료로 현대인 입맛에 맞추니, ‘어쩔 수 없이 먹는 음식’에서 고급스럽고 맛있는 한끼 식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숱한 사업 실패 뒤 호떡장사 등 닥치는대로 일해 번 종잣돈으로 2002년 9월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본죽’이라는 간판을 내걸던 날, 하룻 동안 벌어들인 돈은 12만5천원이었다. 하루 종일 열그릇 조금 넘게 판 셈이다. 개업 전 여섯달 동안 온 가족이 죽만 먹으면서 메뉴를 개발한 대가치고는 참혹했다. “그 이후 석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길거리에서 홍보를 했어요. 조금씩 손님이 늘더군요. 한번 온 손님이 친구를 데리고 오고,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를 데리고 오고… 그렇게 매출이 늘고 가맹점도 늘었습니다.” 김 사장은 “절대 미리 쑤어놓은 죽은 팔지 않고, 주문에 따라 한그릇씩 정성스레 쑤어내는 것이 본죽의 경쟁력”이라며 “죽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도 위기는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김 사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낸 <꿈꾸는 죽장수>(거름)를 펴냈다. 김 사장은 “살다보면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어려움이 닥치고 실패하게 되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 죽 시장을 평정한 본죽은 지난 5월에는 일본 도쿄에 첫 국외 직영점을 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하루 18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일본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자랑한다. “보통 한국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국외로 진출하면 대부분 교민을 대상으로 하고, 맛도 현지 입맛에 맞춥니다. 하지만 본죽은 한국의 전통음식 그대로이면서, 현지인 대상이에요.” 본죽은 올해 안에 일본 직영점을 3곳으로 늘리는 한편, 미국과 중국, 캐나다에도 직영점을 낼 계획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연매출 1600억원 넘겨
일본등 국외진출 본격화 여기 오기까지 죽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김 사장은 털어놓는다. “죽은 갑자기 생긴 음식이 아닙니다. 그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을 뿐이죠. 하지만 죽만큼 정성스럽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 어디 있습니까?” 김 사장은 “주요 타깃을 ‘건강한’, ‘일반인’, ‘성인’, ‘여성’으로 잡는 등 죽에 대한 접근을 달리 했다”며 “좋은 재료로 현대인 입맛에 맞추니, ‘어쩔 수 없이 먹는 음식’에서 고급스럽고 맛있는 한끼 식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숱한 사업 실패 뒤 호떡장사 등 닥치는대로 일해 번 종잣돈으로 2002년 9월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본죽’이라는 간판을 내걸던 날, 하룻 동안 벌어들인 돈은 12만5천원이었다. 하루 종일 열그릇 조금 넘게 판 셈이다. 개업 전 여섯달 동안 온 가족이 죽만 먹으면서 메뉴를 개발한 대가치고는 참혹했다. “그 이후 석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길거리에서 홍보를 했어요. 조금씩 손님이 늘더군요. 한번 온 손님이 친구를 데리고 오고,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를 데리고 오고… 그렇게 매출이 늘고 가맹점도 늘었습니다.” 김 사장은 “절대 미리 쑤어놓은 죽은 팔지 않고, 주문에 따라 한그릇씩 정성스레 쑤어내는 것이 본죽의 경쟁력”이라며 “죽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도 위기는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김 사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낸 <꿈꾸는 죽장수>(거름)를 펴냈다. 김 사장은 “살다보면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어려움이 닥치고 실패하게 되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 죽 시장을 평정한 본죽은 지난 5월에는 일본 도쿄에 첫 국외 직영점을 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하루 18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일본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자랑한다. “보통 한국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국외로 진출하면 대부분 교민을 대상으로 하고, 맛도 현지 입맛에 맞춥니다. 하지만 본죽은 한국의 전통음식 그대로이면서, 현지인 대상이에요.” 본죽은 올해 안에 일본 직영점을 3곳으로 늘리는 한편, 미국과 중국, 캐나다에도 직영점을 낼 계획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