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슈퍼 호황’을 타고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한해 거둔 것보다 많았다. 맏형 격인 삼성전자도 반도체 분야의 최대 실적에 힘입어 3분기에 14조5천억원(잠정치)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6일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1001억원, 3조7372억원에 이르고, 영업이익률은 46%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배가 넘고, 3조
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인 지난 2분기 기록(3조507억원)도 갈아치웠다. 올 1∼9월에 거둔 영업이익이 9조2555억원에 달해 ‘영업이익 10조원 클럽’ 가입도 눈앞에 뒀다.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1%, 411% 증가했다.
오는 31일 3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거둘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반도체 부문 매출액이 75조원, 영업이익은 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두 회사가 올 들어 최고실적을 내는 것은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의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이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 덕분으로 분석된다. 일찍부터 대규모 투자로 규모를 키워온 국내 업체들이 그 과실을 따고 있다는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지난 18일 반도체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1분기까지 특별한 공급 이슈가 없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급은 양호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호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정보통신(IT) 자문기관인 가트너의 책임연구원 존 에렌센은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19% 성장하지만, 2018년 4%로 성장폭이 줄고, 2019년에는 -1%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폭발적 성장이 올해에만 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에스케이하이닉스 주가는 26일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도 전날보다 3.67% 떨어진 7만87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전날보다 2.78% 떨어진 262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슈퍼호황으로 반도체는 단일 수출품목 사상 최초로 연간 100조원 수출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704억1400만달러(메모리반도체 462억달러·시스템반도체 188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6.5%(메모리 86.5%, 시스템 23.7%) 증가했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깨고 1.4%나 깜짝 성장한 것도 반도체 수출 호조 덕을 톡톡히 봤다. 이달에도 지난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0.8%(관세청 집계)가 증가했다. 박영삼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과장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반도체 수출액이 950억달러에 이르러 100조원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핵심부품인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등이 부품·소재·장비 등을 만드는 중소 반도체 업체들을 적극 지원해 상생 협력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달라”고 말했다.
최현준 조계완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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