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가구업체 한샘의 신입 여직원이 동료 직원으로부터 성폭행과 몰래카메라(몰카) 촬영 등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여직원은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 회사 차원의 회유가 있었다고 추가로 폭로하기도 했다. 한샘은 이영식 사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필요하면 검찰, 고용노동부 등 공적 기관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5일 한샘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회사 여직원 ㄱ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 1월 회사 교육 담당자가 회식 뒤 자신을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성폭행 상황과 경찰 신고 등 상세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해 회사 인사팀장이 ㄱ씨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성폭력 사건에 앞서 ㄱ씨는 화장실에서 동기로부터 몰래카메라 피해를 보기도 했다. 한샘은 몰래카메라 가해자와 인사팀장은 해고한 상태다.
다만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샘 쪽은 피해자 ㄱ씨가 사건 이후 경찰과 회사 인사위원회에서 성폭행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경찰 조사 결과 성폭행 증거 불충분으로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다. 한샘은 교육 담당자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해 ㄱ씨는 지난 4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성폭행이 아니라고 진술하는 과정에서 회사 차원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글을 보면, 한샘이 “(가해) 남성이 진심으로 좋아 한다”,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둘 다 해고 시킨 사례도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적혀 있다. 가해자의 지속적인 고소 취하 요구도 피해자에게는 위협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담당 형사가 바뀌면서 수사가 미흡했던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피해 여성은 재고소도 검토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 4일 이영식 사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사장은 “직원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며 “필요하면 검찰, 고용노동부 등 공적 기관 조사도 받겠다”고 밝혔다. 최양하 한샘 회장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고 회사쪽은 전했다. 한샘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시스템을 점검해 기업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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