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열린 청문회 도중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의혹 추궁’에서 ‘정책 공방’으로 흘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저녁 뒤 속개된 회의에서 갑자기 자료제출 미비를 이유로 정회를 요구하며 퇴장하는 바람에 파행을 빚기도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편법 증여, 학벌주의 조장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놓고 여야 의원들 간 날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배우자와 딸이 증여재산 분할과 모녀간 금전대차계약이라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홍 후보자는 현금증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세금을 적게 내려고 세대를 건너뛴 분할증여를 했고, 미성년자인 후보자의 딸이 엄마에게 돈을 빌려 채무계약을 맺은 것은 또 다른 편법 증여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선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평소 부의 과도한 대물림을 비판해온 홍 후보자가 가족 내부의 ‘쪼개기 증여’로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는 “당시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었고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회계법인에 ‘증여세를 더 내도 좋으니 조금의 문제도 없도록 해달라’며 맡겨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부인이 딸에게 2억원 정도 현금증여를 해서 의혹을 해소할 의향이 없냐”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홍 후보자는 “회계법인이 제시한 세금처리 방식이 안 그래도 부담스러웠다. 현금증여를 통해 증여세를 또 내고 말끔하게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답했다.
각종 의혹에 대한 홍 후보자의 해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다음에는 주로 정책 공방이 이어졌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다 보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와 우려가 크다”며 지속가능한 대책을 물었다. 홍 후보자는 “저임금 해소는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단기적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 기업인들의 얘기를 더 들어서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에 대해서는 주로 여당 의원들이 철저한 대책을 주문했다. 홍 후보자는 “대기업 기술 탈취로 중소기업이 소송할 경우 중기부가 이들의 대변인이 돼 대항권을 행사하고, 다른 부처와 협력해 강력한 처벌과 신속한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 역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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