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재벌의 배보다 큰 배꼽…공정위가 ‘지주사’ 겨눈 이유

등록 2017-11-13 14:47수정 2017-11-14 09:39

자회사 배당금 비중 줄고
상표권·용역·임대 수익 껑충
53곳 상표·용역·임대 수익 26%
동아쏘시오·제일홀딩스 등 6곳은
상표권료가 매출의 절반 넘어
“지배주주에 이익 몰아줘” 지적
공정위, 일감 실태 등 조사키로
#1.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07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2011년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 영업수익(285억원)의 대부분은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229억원·80.6%)이었다. 지주회사 수익은 자회사에 용역을 제공해 받은 대가가 추가되면서 늘었다. 지난해 영업수익 831억원 가운데 배당금 수익은 508억원(61.1%), 경영자문·지원 등 서비스 제공 대가(용역수익)는 220억원(26.5%), 브랜드(상표권) 로열티 수익은 77억원(9.3%), 건물임대료 수익 26억원(3.1%) 등이었다.

#2.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에이케이(AK)홀딩스도 배당금 외에 자회사들이 ‘애경’ ‘AK’ 등을 사용하는 대가도 받고 있다. 상표권을 에이케이홀딩스가 소유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233억원 수익 가운데 38억원(16.3%)이 브랜드 사용료였다. 하지만 애경·AK 등 브랜드 가치가 지금처럼 높아진데는 지주회사보다 치약, 비누 등을 생산하는 애경산업이나 애경백화점을 운영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 등의 기여가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삼성·현대차·에스케이(SK)·엘지(LG)·롯데 등 5대 그룹 경영진 간담회에서 재벌의 공익재단과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주회사가 소유구조와 출자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긴 하지만, 동시에 총수 일가 지분이 집중된 지주회사 수익이 2010년대 들어 경영자문·용역·브랜드수수료 같은 ‘본업 이외 부문’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등 지배주주에게 경제적 이익을 몰아주는 변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회사 수익이 날로 커지면서 또 하나의 ‘주력산업’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3일 재벌닷컴이 자산이 5천억원을 넘는 대기업 지주회사 가운데 상표권 사용료 수익을 올린 13개사를 대상으로 매출 구성 내역을 분석한 결과, 상표권 사용료 수익은 7074억원으로 전체 매출 4조7천356억원의 14.9%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중 동아쏘시오홀딩스, 제일홀딩스(하림그룹), 코오롱, 한솔홀딩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한진칼 등 6개사는 계열사에서 받는 상표권 사용료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었다. 이어 엘지(40.4%), 엘에스(LS·24.7%), 지에스(GS·18.2%), 동원(12.2%), 에스케이(6.5%), 한미사이언스(4.7%), 부영(0.9%) 등이었다.

경제개혁연구소 자료에서도, 상장 지주회사 53개의 영업수익(2010~2013년)에는 제품·상품 매출(47.34%) 외에 배당수익 26.66%, 브랜드 수수료 11.45%, 기타 용역 수익 10.78%, 임대수익 3.78% 등이 있었다. 순수 사업매출과 자회사 지배를 통한 배당수익을 빼고 일종의 부가수입인 브랜드수수료·용역수익·임대수익이 총 26.01%에 이르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는 지주회사 실태조사에서 브랜드 수수료나 용역수익의 적정성 문제를 살필 것으로 알려진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41개 가운데 21개 집단(2015년 기준) 지주회사가 브랜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수수료는 계열 자회사의 매출액의 0.2~0.5% 수준이다. 논란은 수수료율이 과도한지 여부다. 지주회사는 “‘경제적 실질(이익의 크기)을 반영한’ 상표권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브랜드 사용거래는 비교대상을 찾기 어렵고, 정상가격을 산정하는 것도 곤란하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브랜드 수수료율이 적정한 것인지, 사익편취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겠다”며 “지주회사의 브랜드가치는 주력 계열사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이지 지주회사 자체가 가치를 창출하는 건 아닌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엘지(LG)의 브랜드가치는 엘지전자·엘지화학 등이 주로 쌓았는데, 과실은 (주)엘지가 받아가는 식이다.

여기에 지주회사 바깥에서 그룹 일감을 받아가는 구조도 살필 것으로 알려진다. 예를 들면 과거 에스케이씨앤씨가 에스케이와 합병하기 전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의 편법 승계 의혹이 인 바 있다. 에스케이씨앤씨는 2014년 1조9741억원의 매출 가운데 내부거래가 9152억원(46.4%)에 달했다. 이처럼 다른 지주회사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지주회사는 총 193개(9월 기준)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총 57개) 가운데 30개 집단이 지주회사(총 41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41개 대기업집단 지주회사의 총수·총수일가 평균지분율은 39.6%인데, 상장된 58개 지주회사만 보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0%를 초과(2013년 기준·경제개혁연구소)한다. 이은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배주주 일가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에 종속 자회사들이 브랜드수수료, 용역수익, 임대료 등 각종 명목으로 상당한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증가일로 있는 지주회사가 한국의 ‘주력산업’ 중 하나로 등장했다는 분석도 있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2010년대 들어 지주회사가 영업이익과 이익증가율 지표 모두 지속적으로 성장중인 또 하나의 주력산업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반도체·자동차·담배·알코올음료제조업 등 19개를 주력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거기에 ‘지주회사’가 속한다는 것이다. 장 연구위원은 “기업의 직접적 경쟁력과 별로 관계없는 대기업 지주회사에 영업이익이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이 발견된다”며 “배당수익 등 자회사 지분법가치 적용 요인도 있겠으나, 수직관계에 있는 계열 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브랜드로열티 징수·사무실임대료 수익·일감몰아주기 같은 불공정 행위가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