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분기까지 30대그룹의 투자가 58조원에 달해 지난해보다 43% 급증했다. 삼성·에스케이(SK)·엘지(LG) 등 상위 3개 그룹의 투자가 30대그룹 전체 투자의 66%를 차지해 ‘투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19일 3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0대그룹 소속 261개 계열사의 유무형자산(연구개발투자 제외) 투자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누적 투자액은 57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6%(17조3천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은 분석대상에서 제외됐다.
유형별로 보면,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 투자는 52조3천억원으로 49.8%(17조3900억원) 늘어난 반면 산업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5조5천억원으로 2%(1112억원) 감소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20조3천억원으로 11조7천억원(135.9%)이나 늘었다. 에스케이는 10조1500억원으로 2조6천억원(34.5%), 엘지는 7조7천억원으로 2조3천억원(43.2%)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반도체 라인 신·증설에 총 46조2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에스케이하이닉스도 연초 7조원 투자를 계획했으나 디램과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이 계속되자 투자규모를 1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엘지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중소형 플라스틱올레드(POLED)를 중심으로 2020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에스케이·엘지 등 증가액 상위 3개그룹의 투자 합계액이 38조1586억원으로 30대그룹 전체 투자액의 6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시간 투자 상위 3개 그룹(삼성·에스케이·현대차)의 비중인 54.5%보다 훨씬 높아졌다. 에스-오일(증가액 8922억원, 증가율 164.4%), 한진(5733억원, 72.1%), 영풍(2587억원, 179.3%), 케이티(1982억원, 10%), 씨제이(1680억원, 17.7%), 금호아시아나(1613억원, 53.8%)도 투자를 늘렸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투자는 5조18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9억원(12.4%) 감소했다. 두산(-2343억원, -45.4%), 포스코(-1031억원, -6.8%) 등도 투자가 줄었다. 삼성·에스케이·엘지의 주력업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호황을 보이며 아이티(IT)·전기전자 투자가 급증한 반면 자동차·철강·조선·건설 등 나머지 중후장대 업종의 투자는 감소한 탓으로 분석된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