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추미애 민주당 대표 공개
이례적 요구땐 한-미FTA 새 쟁점
현대차 미 부품 0~3%…타격 예상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개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면담에 앞서 평창겨울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선물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대표 트위터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을 더 많이 사용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미 일행단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자동차업체가 미국 현지공장 및 한국 생산공장에서 장착하는 자동차부품을 미국 역내에서 더 많이 조달하기를 원하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5일 미국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게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의 면담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미국이) 자동차부품을 미국 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에프티에이를 포함한 자유무역협정에는 협정국 간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조립완성차의 구성품 일부를 협정국 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역내(부가)가치 포함 비율’ 규정이 있지만, 협정국 중 특정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례적이다. 미국은 이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협상에서 멕시코·캐나다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 수출하는 조건으로 △3개국 생산 부품 비중 85% 이상 △부품 50% 이상 미국산 조달 조항을 새로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향후 한-미 에프티에이에도 비슷한 조항을 신설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가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델의 미국산 부품 비중은 0~3%에 그친다. 미국 현지공장에서 만드는 모델만 미국 부품 비중(26~51%)이 높은 편이다. 미국산 부품 조달 조항이 신설되면 현대·기아차는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산 부품을 더 많이 수입해야 하고,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국내 업체들의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동차부품은 승용차 다음으로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2016년 67억5천만달러·대미 연간 총수출액의 10.2%)으로, 대부분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공장에 납품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