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대미 투자가 확대되면서 미국 현지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사업체 1700여개가 7만5천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 에프티에는 양국 간 무역확대뿐만 아니라 직접투자를 통한 미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21일 미국 기업신용정보회사 던스 앤 브래드스트리트(D&B)의 미국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기준으로 미국 내 한국 투자법인은 847개사(지사 포함 사업장은 1716개)에 이르고 고용인원은 7만5천여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매출·순이익 규모와 상관없이 한국계 자본의 지분이 50% 이상인 모든 대미 투자기업의 고용창출 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미국 주별로 보면 투자법인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앨라배마 순으로 많고, 고용인원은 캘리포니아, 앨라배마, 조지아, 텍사스 순으로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 지역은 투자법인이 147개사로 전체의 17.4%를 차지했으며, 고용은 1만2천명으로 전체의 16.0%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도매업, 소매업 진출은 감소했지만 컴퓨터프로그래밍·엔지니어링, 냉난방·전력시스템, 교통·통신 등 서비스 분야 진출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이 단순 판매법인에서 고부가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되고,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미투자액은 2012년 73억2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29억1천만달러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6월까지 이미 103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협회는 “(트럼프 대통령 등)일부에서 한-미 에프티에이가 미국 일자리를 감소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오히려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늘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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