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무역협회 제공
올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이 내년에도 성장 기조를 이어가며 올해보다 4.7%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9일 발표한 ‘2017년 수출입 평가 및 2018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수출과 수입 증가율을 각각 4.7%, 6.3%로 전망했다. 내년 예상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6020억달러, 5080억달러로 무역흑자 규모는 940억달러로 예상했다. 수출·수입을 합한 총무역액은 전년보다 5.4% 증가한 1조1100억달러로 2년 연속 1조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는 “미국 등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수요 회복과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수입도 민간소비 등 국내 경기 회복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액이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8.8% 증가하면서 단일 품목 최초로 1천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기계는 중국 건설경기 호조와 신흥국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로 6.0%,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과 신·증설 설비 가동으로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도 수요 회복과 신차 효과, 한중 관계 개선 등으로 5.9% 증가하는 등 13개 주력품목 중 9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선박은 수주 잔량 급감으로 수출액이 반토막(-52.2%)나고 철강도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로 9.1% 감소하는 등 4개 주력품목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수출과 수입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작년과 달리 각각 16.1%, 17.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수출과 수입액은 각각 5750억달러, 4780억달러로 총 무역액이 3년 만에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무역협회는 밝혔다. 올해 수출은 정보기술(IT) 경기 호황과 수출시장 다변화 등의 영향으로 1~10월 17.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도 11.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출 순위(올해 1~9월 기준)가 세계 8위에서 6위로 올라섰고,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도 3.3%를 넘어서면서 최고치(2015년 3.19%)를 경신할 전망이다.
올해 1~9월까지 전체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3.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비중(37.5%)보다 낮아졌다. 대기업의 주력품목인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선박 위주로 올해 수출이 증가하면서 대기업 주력품목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오히려 더 심화한 셈이다. 벤처기업 수출은 올들어 10월까지 16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3% 증가했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보다 훨씬 빠른 점을 언급하며 “나아진 해외시장 흐름만 탄 게 아니라 우리 반도체의 자체 수출 경쟁력도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주요국의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한국이 54.9%로 가장 높았고, 대만 15.5%, 독일 12.6%, 일본 9.4%, 미국 5.3% 등이 뒤를 이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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