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터진 동양그룹 사태 직후 이 그룹 임원 소유의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홍송원씨의 서미갤러리가 2년째 거액의 관세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30일 고액의 관세·내국세 등을 내지 않은 고액·상습 체납자 192명의 명단을 관세청 누리집과 세관 게시판에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3억원 이상의 관세·내국세를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개인·법인으로 올해는 113명의 개인과 79개 법인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총 체납액은 3224억원으로 1인당 평균 17억원 수준이다.
관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재공개 대상인 체납액 상위 법인 10개
체납액별로 보면 5억∼30억원 구간 인원이 153명으로 전체의 79.7%를 차지했다. 30억~50억원은 12명, 50억~100억원은 9명이었으며 100억원 이상 세금을 내지 않은 경우도 4명이나 있었다. 체납 기간을 보면 5년 이상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은 113명으로 전체의 58.9%를 차지했다. 명단공개 대상 중 강서물산의 문세영(59)씨가 139억원을 체납해 개인 중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법인 중에서는 주류업을 하는 세나무역(대표 여재중)이 143억원을 체납해 1위를 차지했다. 문씨는 가짜 고추기름 부정환급에 대한 추징세액을 체납중이고, 세나무역은 수입주류 저가신고에 따른 관세포탈액 추징세액을 체납중이다.
15억원의 관세를 내지 않은 서미갤러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미갤러리 대표 홍씨는 2013년 4만여명의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업어음(CP)·회사채를 불완전 판매해 경제적 피해를 입힌 동양그룹 사태 직후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소유의 수입억대 미술품 등을 빼돌리고 매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관세청은 지난 2월 명단공개 예정자를 선정해 6개월간 소명 기회를 부여했으며 지난 23일 관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공개 명단을 확정했다. 관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와 함께 ‘체납자 은닉재산 125추적팀’을 운영하며 고액 체납자에 대한 세금 추징을 강화하고 있다. 체납자 은닉재산을 제보해 체납액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는 최대 10억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된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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