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그룹은 하현회 ㈜엘지(LG)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인 154명에 대한 임원 승진 인사를 30일 단행했다. 또 구본무 회장의 아들 구광모 상무는 승진에서 빠졌지만, 엘지(LG)전자 사업부장으로 옮겨 경업수업 뒤 현장에 배치됐다.
이날 ㈜엘지와 엘지전자·화학 등 주요 계열사에서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엘지는 하현회 신임 부회장에 대해 “201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미래 준비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성장 사업 육성, 경영관리 시스템 개선, 연구개발(R&D) 및 제조역량 강화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하 부회장은 구본준 부회장과 함께 ㈜엘지를 이끌게 됐고, 그룹 내 부회장은 7명으로 늘었다.
총수 일가인 구광모 상무는 엘지전자의 신성장사업 중 하나인 비투비(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빠른 승진보다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엘지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현장에서 사업책임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디스플레이 사업의 주된 분야가 최근 급성장하는 대형 전광판 ‘사이니지’ 사업이어서 실적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엘지전자에서는 권봉석 가전(HE)사업본부장, 권순황 비투비사업본부장,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소프트웨어(SW)센터장 등 3명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부사장 8명, 전무 16명, 상무 40명 등 총 67명이 승진해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엘지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인재를 대거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의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으로 올해 초에 영입됐던 박일평 부사장은 1년만에 사장에 올랐다. 또 류혜정 에이치앤에이(H&A)스마트솔루션사업담당 상무가 첫 여성 전무에 오르는 등 여성 3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안승권 전 엘지전자 최고기술책임자(사장)는 엘지(LG)마곡사이언스파크센터장으로 이동했다. 엘지그룹의 기술협의회 의장은 계속 맡는다. 또 2015년부터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조준호 사장은 엠시(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 엘지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조직 개편도 이뤄져, 비투비부문·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에너지사업센터 등을 통합해 비투비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은 권순황(전 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이 맡았다.
엘지(LG)화학도 노기수(60) 부사장의 승진을 비롯해 부사장 승진 2명, 수석연구위원(부사장) 승진 1명 등 임원 22명이 승진했다. 재료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노기수 부사장은 승진해 중앙연구소장을 맡는다. 또 엘지디스플레이는 황용기 TV사업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26명이 승진했고, 엘지생활건강도 5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엘지하우시스도 민경집 자동차소재부품 사업부장(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등 임원인사를 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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