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제주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천막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제주도가 공동 요청한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재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 대한 ‘별도 실시’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이달 안에 ‘동시 실시’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국토부의 발표에 반발해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장을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5일 ‘제주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방안을 발표했다. 타당성 재조사는 기존 사전 타당성 조사에 오류나 결함이 있는지를 재검증하는 조사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반대 주민들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해 타당성 재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검증 결과 기존 사전 타당성 조사에 후보지 간의 순위가 뒤바뀔 정도의 중대한 오류나 결함이 있던 것으로 나온다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타당성 재조사는 기존 사전 타당성 조사를 수행했던 기관들을 배제한 제3의 연구기관에 맡길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달 안에 제2공항 타당성재조사 용역을 발주하고 3월께부터 재조사가 시행되면 5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국토부의 발표는 앞서 지난달 25일 국토부가 대책위 등에 제안했던 내용으로 그 뒤 사전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별도 실시 요구에 대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강원보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번 국토부의 제안은 지난달 13일 제주도와 대책위가 합의한 사전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분리발주,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따라 기본계획 발주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내용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오는 7일 국토부와 대책위가 만나 협의할 예정인 상황에서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관계자도 “국토부의 발표는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하려는 수순 밟기다”고 지적했다.
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은 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규탄기자회견을 한다. 지난 10월10일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온 대책위는 농성장을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농성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제2공항 입지로 확정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입지 선정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된 데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다른 후보지였던 정식비행장의 안개일수 오류 등을 이유로 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했다.
허승 기자, 제주/허호준 기자
raiso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