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앞으로 기상 악화 등으로 항공기가 결항·지연됐더라도 항공사가 불가항력적인 사유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배상해야 한다. 또 식당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No-Show)’ 행위를 한 소비자는 위약금을 물어야 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항공사는 기상 상태, 공항 사정, 항공기 접속 관계, 안전운항을 위한 예견하지 못한 정비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지연되면 별도의 입증 없이 고객에게 보상할 책임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불가항력적 사유로 결항하거나 지연됐음을 항공사가 입증하지 못하면 보상 책임을 진다.
국제선 여객기가 결항됐을 때 항공사가 고객에게 배상하는 금액도 최대 2배로 상향 조정된다. 현재는 결항때 대체 비행기를 4시간 이내에 제공하면 100∼200달러, 4시간 초과는 200∼400달러를 배상한다. 앞으로는 4시간 이내는 200∼300달러, 4시간 초과는 400∼600달러로 배상금액이 많아진다.
또 ‘노쇼 위약금’ 규정이 새로 마련됐다. 앞으로 예약시간을 1시간 미만 남겨두고 예약을 취소하거나 취소 없이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면 예약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사업자 사정으로 예약을 취소하면 소비자는 예약보증금의 2배를 돌려받을 수 있다. 아울러 돌잔치, 회갑연 등 연회시설 예약취소 위약금 규정은 더욱 강화돼, 사용예정일로부터 7일 이내에 소비자가 취소하면 계약금과 이용금액의 10%까지 위약금으로 물어내야 한다. 모바일 상품권의 환급 기준은 낮아진다. 현행 ‘액면가의 80% 이상 사용’에서 일반 상품권처럼 60% 이상만 써도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분쟁 당사자 사이에 별도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권고의 기준이 된다. 공정위는 오는 18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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