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김현석 사장이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8’ 개막에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최대 전자쇼 시이에스(CES)에서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자사의 인공지능 전략을 선보였다. 삼성은 자체 생태계 구축, 엘지는 열린 생태계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가전부문장이 된 뒤 8일(현지시각) 첫 공개 행사에 나서,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전략을 내놨다. 그는 “삼성전자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기간 연결성을 넘어 지능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며 “2020년까지 자사의 전체 스마트기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물인터넷 개념(Internet of Things)을 ‘인공지능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는 것’(Intelligence of Things)으로 바꿨다. 한 해 휴대전화 2억대, 가전기기를 합쳐 5억대를 파는 세계 최대 전자업체로서의 자신감이 반영된 전략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빅스비의 지능이 아마존이나 구글의 인공지능에 견줘 떨어지고 학습 정보도 적은 상황에서 자체 생태계 전략은 결국 고립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동진 삼성전자 아이엠(IM)부문장은 “우리도 협력을 한다. 구글과 아마존은 우리의 협력 파트너다. 다만 코어 부문(플랫폼)마저 우리 것을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일평 LG전자 CTO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열린 LG전자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현준.
엘지전자도 이날 박일평 사장의 발표로 인공지능 전략을 내놨다. 박 사장은 “엘지전자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의 3가지 강점은 맞춤형 진화, 폭넓은 접점, 개방성”이라며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 오픈 커넥티비티 등 개방형 전략을 추진해 강력한 솔루션을 갖춘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지의 개방 전략을 보여주듯 발표에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 총책임자인 스콧 허프만이 참석해 협업을 강조했다. 현재 엘지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텔레비전 등에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인 씽큐 외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고 있다. 네이버의 클로바(인공지능 스피커)와 아마존의 알렉사(스마트냉장고) 등과도 연계하고 있다.
엘지는 인공지능 사업 초기부터 ‘개방’을 택해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업 부진으로 가전사업을 주축으로 성장한 엘지전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라스베이거스/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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