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저녁 청와대에 초청한 정기옥(오른쪽) 엘에스씨 대표 등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 대표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인 및 소상공인과의 간담회에서 신세계의 상생경영이 칭찬을 받아 화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약 2시간 동안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일자리 창출·혁신성장 우수기업 대표, 창업혁신기업 대표, 소상공인 대표, 실패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기업 대표 등 26명과 만났다.
소상공인들은 자유토론 형식으로 이뤄진 간담회에서 경영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는데, 일자리 창출·혁신성장 우수기업 대표로 참석한 엘에스씨푸드의 정기옥 대표가 신세계의 상생경영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문 대통령에 격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대표는 “단체급식시장은 재벌 대기업 6곳과 중견기업 2곳이 5조원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나머지 20%를 놓고 4500여개 중소기업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데, 한끼에 4천원하는 급식사업까지 재벌 대기업이 독식하는 것은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 역행한다”면서 “단체급식업 등 취약업종은 중소상공인의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특별법 제정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다행히 새정부가 출범하여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추진해주신 덕분에 신세계 등 일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내부시장의 문호를 개방하고 근로자의 근무여건 개선에 신경을 쓰는 등 변화의 기운이 싹트고 있다”면서 “대통령께서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신세계 같은 대기업을 격려해서 보다 많은 대기업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대통령이 즉답은 안했지만, 메모장에 관련 내용을 적으며 큰 관심을 보여줬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세계는 지난 12월초 상생경영 차원에서 이마트 매장에 딸린 직원식당 3곳의 운영을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에서 엘에스씨푸드로 바꿨다. (
▶관련기사: 이마트 직원식당 중기에 개방…6개 재벌 중 처음)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일부 이마트 신설 점포의 직원식당 운영을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에 맡기는 대신 경쟁입찰로 전환했으나 새 운영자가 역시 재벌 대기업으로 결정되자, 정용진 부회장이 애초 취지에 맞지 않다면서 3개 직원식당의 운영을 중소기업으로 직접 바꾸었다. 신세계 이달수 홍보담당 상무는 청와대에서 이마트의 상생경영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칭찬받기 위해 한 일은 아니지만 고마운 일”이라면서 “중소기업에 개방한 직원식당이 잘 운영되어 반응이 좋으면 다른 대기업들도 자연스럽게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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