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공정위, 퀄컴의 NXP 인수에 제동

등록 2018-01-18 13:49수정 2018-01-18 14:33

NFC특허 매각 등 시정조처
“시장경쟁 제한 우려” 판단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퀄컴 본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퀄컴 본사.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퀄컴의 엔엑스피(NXP) 인수에 대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근거리무선통신(NFC) 표준필수특허 매각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퀄컴의 NXP 인수대금은 470억달러(약 50조2천억원)로 반도체업계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다.

공정위는 18일 퀄컴의 NXP 인수를 심사한 결과 NFC 특허를 매각하거나 특허권 행사를 금지하는 등의 시정 조처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NFC는 10m 이내 근거리 무선통신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결제, 신분확인, 제품정보 판독 등의 용도로 쓰인다.

네덜란드 업체인 NXP는 자동차 에어백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아이디(ID) 카드, 교통카드, 스마트폰결제시스템 등에 들어가는 칩을 주로 생산한다. 퀄컴의 인수는 모바일 반도체 분야에서 스마트카·사물인터넷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두 회사는 외국에 본사가 있지만, 각각 한국 내 연간 매출액이 200억원 이상이라 공정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NXP가 시장지배력을 가진 NFC·보안요소 칩과 관련해 경쟁제한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퀄컴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나 롱텀에볼루션(LTE) 등 이동통신에 사용하는 칩셋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이 중첩되지 않지만, 각 기술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한꺼번에 탑재된다는 점에서 향후 경쟁사업자가 배제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봤다. 특히 퀄컴은 자신이 보유한 모든 특허를 패키지 방식으로 한꺼번에 라이선스를 주고 있어, NXP가 보유한 NFC·보안요소칩과 관련한 '특허 우산'을 구축하고 로열티를 인상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또 퀄컴이 이번 인수로 부품 간 상호호환성 보장에 필요한 정보·기술지원 제공을 거절하거나, 상호호환성이 저해되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현재는 별개인 LTE 칩세트와 NFC 칩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퀄컴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되며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기기시장 혁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NXP가 보유한 NFC 표준필수특허와 시스템 특허를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했다. 기타 NFC 특허는 인수를 허용하지만 특허권 행사를 금지하고, 다른 특허와 분리해 독립적으로 무상 라이선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퀄컴이 보유한 NFC 표준필수특허는 칩 판매와 라이선스를 연계하지 않도록 하고, 경쟁사에 프랜드(FRAND·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라이선스하도록 했다. 또 상호호환성 보장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지원을 제공하도록 하고, 상호호환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설계 변경을 금지했다. 이어 경쟁사나 구매자가 요청할 때 현재 존재하는 라이선스 조건과 같은 수준으로 MIFARE(보안요소칩 인증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퀄컴은 시정조치를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알려왔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퀄컴의 NXP 인수와 관련해서 유럽연합, 중국 등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인데 공정위와 비슷한 수준의 조치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2016년 12월 '특허권 갑질'로 퀄컴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