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계열사 12곳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30대 그룹 오너 일가 중 최다를 기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개로 2위였고,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회사인 시이오(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오너 일가의 상장·비상장사 등기임원 겸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2개 이상 회사에 등기 임원으로 등재된 이가 총 51명이었다.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오너 일가 89명 중 절반 이상(57.3%)이 2개 이상 계열사 등기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기업순위 30위인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12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림홀딩스를 비롯해 하림, 하림식품, 늘푸른, 익산, 대성축산영농조합법인, 제일사료, 선진, 에코캐피탈, 엔에스쇼핑, 팜스코, 팬오션 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9개사 겸직으로 2위를 차지했고,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이 8개로 3위였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호텔롯데, 롯데쇼핑,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에프알엘코리아,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허 회장은 삼양통상과 삼양인터내셔날, 옥산유통, 켐텍인터내셔날, 보헌개발, 삼정건업, 지에스아이티엠, 경원건설 등의 등기 이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0대 그룹 계열사 주총에서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총 10개 사의 오너일가 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신동빈 회장(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과 조양호 회장(한진칼, 한진), 김홍국 회장(선진, 팜스코), 조원태 사장(한국공항, 한진칼, 한진) 등 4명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2014년부터 ‘과다 겸직’을 이유로 김홍국 하림 회장의 팜스코 등 ‘이사선임’에 반대했지만 김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임원을 과도하게 맡을 경우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반대한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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