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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효성-현대중, 매년 수천억 물량 나눠먹기 담합 사다리타기로 결정”

등록 2018-01-22 05:00수정 2018-01-22 15:12

효성 전 납품 직원의 폭로
“2011년 2월초 행주산성 담합회의 목격”
초고압변압기 3개사 과점이 담합 ‘배경’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효성과 현대중공업이 매년 초 정례적으로 만나 수천억원대 변압기 입찰 예상물량을 놓고 절반씩 나눠먹기로 담합했다.”

효성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한전 발전자회사 간 유착비리를 폭로한 김민규 전 효성 전력영업팀 차장은 효성과 현대중공업 간의 오랜 담합(짬짜미) 관행의 구체적인 실상들을 폭로했다. 김 전 차장은 “2011년 2월 초에는 경기도 일산 행주산성 장어집에서 효성의 안아무개 상무와 현대중공업의 손아무개 부장(현 상무)의 주재로 담합회의가 열렸는데, 나와 다른 직원들이 직접 목격했다”며 “앞으로 2~3년간 한수원과 발전자회사들의 발주가 예상되는 4천억원 규모의 변압기 입찰물량을 놓고 각각 2000억원씩 50 대 50으로 나눠먹는 담합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효성과 현대중공업의 연초 담합회의는 오랜 관행”이라며 “이익이 많이 남는 입찰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 때는 ‘가위바위보’나 ‘사다리타기’ 방법으로 우선권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효성과 한수원 등 발주처 간 유착비리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미 담합회의 정황, 법인카드 사용 내역, 두 회사 직원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증거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장은 “2009년 7월부터 2015년 1월까지 5년 반 동안 한수원과 발전자회사가 발주한 소형 변압기 입찰에서 20여차례에 걸쳐 현대중공업, 엘에스(LS)산전과 담합을 했다”며 “담합을 통해 직접 수주한 금액만 300억~400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별개로 효성의 같은 부서 동료들도 초고압 변압기 입찰에서 현대중공업과의 10여차례 담합을 통해 4천억원대의 수주를 올렸다”고 털어놨다.

변압기 담합이 가능한 배경에는 독과점 시장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변압기 생산업체 한 임원은 “수백개의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소형 변압기 시장과 달리 송전용 초고압 변압기 시장은 생산업체가 사실상 효성과 현대중공업 둘뿐이어서 수천억원의 시장을 절반씩 나눠먹기 쉽다”고 말했다. 후발업체인 엘에스산전이 2010년부터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기술력 차이, 수주·운영실적을 중시하는 입찰관행 등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김 전 차장의 담합 주장은 일방적인 것”이라며 “공정위 조사에서도 우리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효성과의 담합회의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손 상무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엘에스산전은 “효성과의 담합은 담당 직원이 개인 차원에서 한 일로 회사와는 무관하다”며 “담당 직원과 관리책임이 있는 상급자를 지난해 말 모두 징계했다”고 밝혔다.

효성과 현대중공업은 2005년부터 2013년 4월까지 한수원이 발주한 원전용 전동기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2014년 12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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