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한국, 미국에 보복관세로 응수…통상 맞대응 양상

등록 2018-01-23 11:23수정 2018-01-23 13:47

한국, 2013년 WTO 세탁기 반덤핑분쟁 승소
패소국 미국 여전히 판정 이행 않고 있어
“미국산 한국수입품에 보복관세 부과하겠다” 맞대응
한국, 연간 7600억원 부당 반덤핑 손해액 산정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합동대책회의 모습. 산업부 제공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합동대책회의 모습. 산업부 제공
2013년부터 한국산 세탁기에 부당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우리 통상당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패널기구(DSB)에서 한·미 세탁기 분쟁과 관련해 지난 2016년 우리 쪽이 승소한 과거 사건이지만, 공교롭게 22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한국산 포함 외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처) 발동과 맞물려 양국간 통상을 둘러싸고 맞대응하는 기싸움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이번 보복관세 절차 개시는 한-미 통상 역사에서 사실상 한국이 미국에 대해 처음으로 발동하는 보복관세 조처로 알려진다.

통상교섭본부는 22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WTO 분쟁해결패널기구(DSB) 정례회의에서 WTO 한·미 세탁기 분쟁과 관련해 미국에 대한 양허정지(보복관세 부과) 승인을 이 패널기구에 요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16년 9월 분쟁에서 최종 패소한 미국이 합리적인 이행 기간 내에 판정을 이행하지 않고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여전히 부과하고 있는데 따라 미국이 한국시장에 수출하는 상품(예컨대 농산물·자동차·의류 등 포함)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처를 승인해달라고 신청한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부당한 반덤핑 관세에 따라 연간 7억1100만달러(7600억원) 상당의 피해를 본 것으로 산정했다. 이 금액만큼 미국산 상품에 추가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미국이 2016년 판정 결과를 수용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를 철회하면 우리도 이번 보복관세 부과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게 된다. 정부는 “이번 양허정지 신청은 미국쪽이 판정 이행을 조속히 이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 분쟁해결패널에서 패소한 나라가 판정결과를 끝내 이행하지 않아 승소국으로부터 양허정지(보복관세 부과) 신청이 제기되는 일은 매우 드믄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부과가 부당한 것으로 판정됐지만,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부과한 반덤핑에 따른 우리 기업의 수출 피해·손실액을 세계무역기구 절차를 통해 소급해 보상받기는 어렵다.

이 사건의 진행 경과를 보면, 미국은 2013년 2월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세탁기에 각각 9.29%(정부 보조금에 대한 수입규제인 상계관세 1.85%는 별도), 13.0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 해 8월 WTO에 이 사안을 제소했고 2016년 9월 최종 승소했다. WTO는 판정 결과 미국이 덤핑마진을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을 때(덤핑)만 합산하고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을 때(마이너스 덤핑)는 ‘0’으로 처리해 전체 덤핑마진을 부풀리는 이른바 ‘제로잉 방식’으로 반덤핑 관세를 부당하게 부과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 분쟁해결패널 규정에 따라 작년 12월 26일까지 WTO 판정을 이행해야 했지만 아무런 조처를 실행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여전히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그러자 한국 정부가 분쟁 당사국에 주어진 권한에 따라 WTO 다시 보복관세 부과 허용을 신청한 것이다.

다만 22일 분쟁해결패널기구 정례회의에서 미국은 우리쪽의 양허정지 요청 금액 수준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중재를 즉각 요청했다. 이에 따라 중재를 위한 WTO 절차가 개시됐고 우리 쪽 양허정지 요청에 대한 승인도 WTO 중재 판정 결과가 나온 이후 시점으로 유보됐다. 중재 판정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