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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엘지 등 유감…현지 생산·비관세 제품 확대 등 대책 마련

등록 2018-01-23 19:18수정 2018-01-23 22:04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삼성, 엘지(LG), 한화 등 국내 기업들은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으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미국 현지생산이나 비관세 제품 수출 확대, 수출 지역 다변화 등이 대책으로 거론됐다.

23일 삼성전자는 세탁기 관세 부과에 대한 자료를 내어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에 손실을 입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엘지전자도 “최종 피해는 미국의 유통업체와 소비자가 입게 되고, 지역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미국에 연간 세탁기를 각각 160만대, 140만대 수출해 왔다. 다음달 초 세이프가드가 발효되면 120만대까지는 20%의 관세를, 120만대 초과분은 50% 관세를 물어야 한다. 현재 가격이 700달러인 제품에 관세가 붙으면 900~1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두 회사는 월풀에 이어 2, 3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생산 방식으로 충격을 흡수할 방침이지만 한계가 있다. 지난 12일 가동을 시작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은 본격 생산까지 4~5개월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간 최대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올해는 그 절반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엘지전자는 현지공장 준공일이 4분기로 예정돼 있어 타격이 더 크다. 29인치급 대용량 드럼세탁기 등 비관세 세탁기 판촉에 나설 예정이지만, 대형이어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관세 부과분을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진을 줄이거나, 심할 경우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겠지만 결국 현지생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 30% 관세가 붙는 태양광 제품의 경우 미국 수출량이 10∼3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미국은 총 83억달러 상당의 태양광 전지와 모듈을 수입했고, 한국은 말레이시아,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3억달러어치 제품을 수출했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영세한 업체가 많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태양광 업체 관계자는 “미국 태양광 모듈·셀 수출 관련 업체 20곳 중에는 40개국에 뻗어있는 한화큐셀도 있지만 훨씬 작은 회사들도 있다”며 “이 업체들의 생산망이 다 연결돼 있어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처가 국내 태양광 업계에 줄도산 같은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럽·일본·호주 등 새 수출 시장 개척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최현준 최하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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