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세무조사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국세청이 꾸린 국세행정개혁 태스크포스(TF)가 납세자보호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등을 뼈대로 한 국세청 개혁방안을 내놨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로 이어졌던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선 검찰 수사의뢰 대신 감사청구를 권고하는 데 그쳤다.
29일 국세행정개혁 티에프는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활동을 마무리하며 이런 내용을 포함한 50개 개혁 권고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던 비정기 세무조사(특별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개별 세무조사에 대한 통제권한이 있는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외부위원 8명과 내부위원 1명으로 구성해 실질적인 독립성을 보장하기로 했다. 외부 고위공무원 등이 세무조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세공무원이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경우 감사기구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규정도 법에 명시하도록 했다.
티에프는 또 차명계좌 등을 활용한 대기업의 편법 상속·증여를 막기 위해 현재 직계 존·비속까지만 이뤄지는 차명재산 검증범위를 6촌 이내 친족과 4촌 이내 인척까지 확대하도록 권고했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 집행되고 있는 차등과세와 관련해 강병구 티에프 단장은 “원칙적으로 차명재산을 근절하기 위해 국세청이 할 수 있는 과세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법령과 유권해석을 통한 적법한 처리를 권고했다.
지난해 11월 국세행정개혁 티에프가 과거 세무조사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과도한 조사권 남용 행위’로 판단했던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선 검찰 수사의뢰 대신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요청하는 권고안이 담겼다. 김명준 국세청 기획조정관은 “관련자들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일차적인 법률자문 결과를 받았고, 이미 외부에서 검찰 고발이 이뤄져 수사가 진행중”이라며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수사의뢰는 추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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