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들이 일자리 소외, 소득감소, 피로 가중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현대경제연구원이18일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이화여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청년들이 일자리 소외, 부채 증가, 소득 감소, 소비제약, 피로 가중이라는 ‘5중고’를 겪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가 저성장을 지속하면서 청년층은 경제 활동에 많은 제약이 가로막고 있고 이런 현상이 지속될수록 경제 전반의 성장이 둔화되고 사회적 비용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청년층 경제활동 제약의 특징으로 먼저 ‘일자리 소외’를 들었다. 전체 실업률은 2010년 이후 3%대 머물고 있지만 15~29세 청년 실업률은 같은 기간 7%대에서 9%대 후반(2017년 9.9%)으로 높아지고 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2.7%에 이른다. 둘째는 ‘부채 증가’다. 전체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2012년 5450만원에서 2016년 7022만원으로 28.8%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30세 미만 가구주의 평균 부채 규모는 1283만원에서 2385만원으로 85.9% 증가했다. 국가장학금 확대로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학생 1인당 대출액은 같은 기간 37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감소했지만, 1인당 연체잔액은 여전히 49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세번째 특징은 ‘소득 감소’다. 30살 미만 청년 가구주의 소득은 2015년, 전년 대비 4.1% 감소한 3266만원을 기록한 뒤 2016년에도 3279만원에 그쳐 사실상 정체 상태다. 같은 기간 조세·사회연금 등 비소비지출의 증가로 가처분소득은 줄어들었다. 청년층의 소득이 감소할수록 부모와 함께 사는 일명 ‘캥거루족’ 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부모 세대의 소득 역시 감소 추세다. 60대 이상의 취업자수는 2015~2016년 366만명에서 388만명으로 증가했지만, 이들 가구의 연평균 경상소득은 283만원에서 281만원으로 감소했다. 네번째는 ‘소비제약’이다. 30살 미만의 청년가구 소비지출은 2011년 연간 약 1959만원에서 2013년 2299만원까지 확대됐으나, 이후 2016년 1869만원으로 축소됐다. 보고서는 청년층 소비감소의 원인으로 소득 감소와 함께 주거비와 원리금 상환 부담의 증가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피로 가중’이다. 보고서는 “한국 청년층은 오랜 구직 기간으로 인한 학업 시간소비 증가, 주거 환경 취약, 우울증 등 스트레스성 질환 증가 등으로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홍준표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청년들이 처한 경제 활동 제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하고 청년 맞춤형 채무 조정 개선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년층의 주거 안정 지원을 확대하고 스트레스성 질환 관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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