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문제 우회지원 발언
우리쪽, 수출품 관세폭탄 공세 전환
‘FTA 폐기 옵션’ 전략상 언급할수도
우리쪽, 수출품 관세폭탄 공세 전환
‘FTA 폐기 옵션’ 전략상 언급할수도
미국의 한국산 철강 관세 부과 검토와 한국지엠(GM) 공장 철수 위협 등 한-미 통상 이슈가 잇따라 돌출하면서 제3차 개정협상을 앞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통상당국 안팎에서는 이달 말께 미국에서 열릴 한-미 자유무역협정 제3차 협상에서 양국이 다툴 이슈로 철강 232조 보고서와 한국지엠의 공장 가동 문제를 꼽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미국의 철강 수입규제에 대해 “한-미 에프티에이 위반 여부를 포함해 그 부당성을 에프티에이에서 적극 제기하라”고 지시하면서 통상당국이 협상에서 최우선 관심사로 철강 관세와 한국지엠 공장 이슈를 제기할 것이 확실시된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 문제) 자체가 한-미 에프티에이 협상 메뉴로 올라올 수는 없겠지만, 에프티에이 협상이 한국지엠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개정협상 때 미국 쪽은 미국산 자동차 수입규제 완화를 관심사로 제기했다. 백 장관은 미국과 지엠 쪽에서 “멕시코하고 우리 시장하고 디트로이트 쪽도 얘기한다”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준비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엠은 멕시코와 한국 시장 가운데 어느 쪽에 신차를 배정할지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미국 지엠이 3월 중으로 예고한 글로벌 물량 배분을 앞두고 세계 각지의 공장을 저울질하며, 한국 정부에 ‘성의 있는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지엠은 (한국도 멕시코도 아닌)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라며 에프티에이 개정협상에 임하는 미국 협상팀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양상이다.
‘무역확장법 232조’ 문제도 우리 쪽에선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다.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 대한 최소 53%의 관세 부과를 내용으로 하는 미국 상무부의 ‘권고 제2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선택하지 않도록 우리 쪽이 사활을 걸고 문제를 제기할 전망이다. 백운규 장관은 “철강도 한-미 에프티에이 협상과 연결돼 있으며 굉장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종합적인 각도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은 지난 2차부터 세이프가드·반덤핑 등 무역구제분과, 자동차분과,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분과 등 서너개 팀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3차 협상에서는 철강 232조를 중심으로 한 무역구제분과와 한국지엠을 다루는 자동차분과에서 양국이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한국산 수출제품에 대한 ‘관세폭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우리 통상당국이 더 공세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백 장관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에 맞서 우리 수출 전략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리스크를 관리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며 ‘미국 대체 시장’을 주문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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