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가 박용만 회장의 파격적인 임원인사로 직원들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1일 박종갑 상무와 강호민 상무를 각각 전무로, 박재근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을 상무로 임명하는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상의 임원이 회장과 상근부회장을 제외하면 총 6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임원의 절반에 이르는 큰 폭의 승진인사인 셈이다. 공석인 공공사업본부장 자리에도 추가로 임원 승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또 통상 많아야 1명에 그쳤던 전무가 2명으로 늘어난 것도 큰 파격이다. 상의 최고참이었던 김영섭 전무(경영기획본부장)의 퇴진에 따른 보충 성격을 감안해도 1명이 순증한 셈이다. 상의는 “1952년 대한상의법이 제정되면서 1954년 처음 상의 회장이 선출된 뒤 전무가 2명으로 늘어난 것은 64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런 큰 폭의 승진인사는 “성과가 있으면 확실히 보상하겠다”는 박용만 회장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 전무로 승진한 강호민 국제본부장은 1958년생으로, 임원 임기가 3년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63살까지 근무가 보장됐다. 다른 경제단체들의 경우 임원 정년 규정이 있든 없든, 통상 60살을 기준으로 삼는 게 일반적이다. 상의 내부에서는 이 역시 박용만 회장의 성과중심 인사원칙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강 전무는 지난해 상의가 주관한 미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4차례의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의의 한 간부는 “성과가 좋으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보상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단체들도 상의를 많이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제단체의 한 간부는 “삼성이 지난해말과 올해초 사장단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나이에 맞춰 60살이 넘는 최고경영자들을 사실상 강제 퇴진시켰지만, 한국사회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전문성이 있고, 분명한 성과를 내는 임원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중용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