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이달 들어 상반기 공채에 본격 나섰다. 삼성은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서 상식을 뺐고, 현대차는 역사에세이를 제외했다. 반면 엘지(LG)그룹은 한자와 한국사 평가를 유지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과 셀트리온 등이 지난달 말 상반기 공채를 시작한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 엘지, 에스케이(SK), 롯데, 씨제이(CJ) 등이 이달 초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는 12~20일 원서를 접수한다. 삼성은 지난해 초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자계열사와 비전자계열, 금융계열로 나눠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비전자계열은 14~20일 서류를 접수하고, 금융계열은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다. ‘삼성고시’라 불리는 삼성 직무적성검사 5과목(언어·수리·추리·시각적사고·상식) 가운데 상식이 올해부터 빠져 4과목으로 이뤄진다.
현대차는 1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인공지능, 로봇, 스마트카 등 미래전략 부문 인재를 집중 채용한다. 필기시험 가운데 역사 에세이를 없앴다. 현대차 쪽은 “인문학적 소양 등을 보려던 것인데, 지원자들이 과도한 역사 공부를 하는 경우가 있어 올해부터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신입 공채를 대체하는 정규채용 연계형 인턴십 프로그램인 ‘인턴케이(K)’를 운영한다. 19일까지 서류를 접수한다.
에스케이그룹은 8~23일 입사지원서를 받고, 서류 전형 합격자들을 상대로 2차 전형시험인 에스케이시티(SKCT)를 4월22일 치른다.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채용 규모에 관심이 모이지만 알려진 규모는 없다. 엘지그룹은 5일부터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등 계열사들이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 3개 회사까지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어학성적, 인턴경력 등 스펙이나 가족관계, 주소 등을 적지 않도록 했다.
롯데그룹은 20일부터 공채에 들어간다.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해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 평가 등에 반영한다. 롯데는 지난해 채용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 상반기 7200명을 채용했다. 지에스(GS)그룹은 건설·리테일 등이 이달에 서류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상반기 400여명을 채용할 한화그룹도 이달부터 계열사별로 서류 접수를 시작해, 6월에 완료할 계획이다.
씨제이그룹은 13개 주요 계열사가 7~19일 서류를 접수한다. 지난해 도입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인 ‘리스펙트 전형’ 대상을 확대해 씨제이이앤엠(E&M) 공연사업, 씨지브이(CGV)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에 적용한다. 아울러 티브이엔(tvN) 프로그램 ‘윤식당’ 콘셉트를 차용한 온라인 채용토크쇼 ‘잡(JOB)식당’을 16일 페이스북·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한다.
통신 3사 가운데는 케이티(KT)만 26일부터 상반기 공채를 한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는 상반기 공채가 없다. 신세계도 상반기 공채를 하지 않는다.
나광철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상당수 대기업이 채용 여부와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고,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도 규모를 밝히지 않는 곳이 많아 예년보다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 때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출 필요가 있고, 평소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최현준 기자, 산업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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