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으로 이틀째 코스피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경기 하방 요인으로 지목돼온 ‘북핵 리스크’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6.37(1.08%) 오른 2459.4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관련 브리핑이 나온 직후 급등해 단숨에 2470선을 넘어섰다. 이후 오후에 셀트리온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이 줄며 2450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46억원, 2921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4886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11.86(1.39%) 오른 865.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내린 1069.8원에 거래를 마쳤다. 북-미 정상회담 소식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낮출 것으로 기대되면서 원화 강세가 나타난 것이다. 다만 미국의 철강 고율관세 결정 탓에 강세폭은 크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캐나다·멕시코를 제외한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북-미 간 냉각관계가 풀릴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심리적 측면에서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외국인 투자 등에도 점차 영향이 확산될 것”이라며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면 그 영향이 확실히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철강 고율관세 결정에 대해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탓에 상호간의 보복관세 등이 확산된다면 그 파장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하며, “다만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37억달러로, 전체 수출액(5700억 달러)의 0.7%에 그친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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