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엔(UN)에서 처음 실시한 ‘차량 통합 장기구매 입찰’을 따냈다.
코트라(KOTRA)와 현대·기아자동차는 14일 유엔조달국(UNPD)이 최초로 시행한 차량 통합입찰에서 세단(아반떼·K3·프라이드)과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쏘렌토)의 납품 계약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차량 통합입찰은 기존 유엔 각 산하기관별 중·소규모의 개별 조달방식에서 벗어나 기관 수요를 통합해 일괄 구매하는 방식으로, 계약규모를 늘리면서 납품사로부터 대량구매에 따른 할인을 적용받아 유엔과 납품 기업 간 공동이익을 도모하는 조달 방식이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기아차는 최장 5년 동안 1천대(1200만달러 규모)의 세단·CUV 차량을 유엔본부, 해외사무소, 산하기구 등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또 현대모비스를 공급차량의 부품공급, 유지보수 업체로 지정함에 따라 향후 조달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코트라는 “이번 수주는 2010년 현대차의 유엔평화유지군용 미니버스 납품에서 한 걸음 나아가 그동안 해외 유수기업이 수년간 독점하다시피 한 세단·CUV에서도 유엔이 한국 차의 경쟁력을 인정함으로써 차량 전분야로 유엔 조달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원기관인 코트라는 유엔의 구매·납품 행정조사, 주요 인사 면담주선, 세부 입찰정보 제공 등 입찰의 전반적인 과정을 지원하고, 납품업체인 현대·기아차는 품질, 사후관리 등 유엔의 까다로운 요구조건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통합입찰 수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코트라는 밝혔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유엔 조달시장 참가 규모는 의료보건·운송(차량)·식품농업·토목건축 등에 걸쳐 총 2억1512만달러에 이른다. 총 21개 유엔 및 산하기구로 조달하고 있으며, 한국의 유엔조달시장 점유율(1.21%)은 전체 유엔조달국 중 상위 18위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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