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비용 지원 확대, 계약갱신계약권 무기한 보장, 구입강제품목 축소 및 가격인하, 최저수입 보장과 전기료 및 식품폐기비 지원 등.
‘갑질 온상’이라는 오명을 들어온 가맹분야에서 새로운 ‘상생경영’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 이후 갑질근절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자발적 상생경영 노력을 유도해온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19개 가맹본부 및 관련단체 대표들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최근 가맹분야에서 새롭게 내놓은 상생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치킨업종의 교촌과 화장품업종의 이니스프리는 가맹점이 가맹본부의 요청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도 공사비용을 각각 40%, 65%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가맹본부가 인테리어 공사를 요청했을 때만 비용분담을 의무화하는 현행 가맹사업법의 범위를 뛰어넘어 지원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외식업종의 본죽은 가맹점주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무기한 보장하기로 했다. 현행법에서는 최대 10년까지만 보장하고 있다.
커피·외식·화장품업종 가맹본부들은 그동안 가맹점주들의 등골을 휘게하는 주범으로 꼽혀온 구입강제품목 관련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들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이디야커피, 탐앤탐스, 빽다방, 쥬씨, 커피베이,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롯데리아, 바르다김선생, 본죽은 구입강제품목 수를 줄이거나, 공급가격을 인하했다. 또 빽다방, 쥬씨, 바르다김선생은 가맹점 로열티를 인하했고, 바르다김선생, 이니스프리, 이디야커피는 광고·판촉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선보였다.
전체 점포 수가 3만3천여개에 달하는 편의점업계도 가맹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상생방안을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은 1천억원의 기금을 조성해서, 가맹점주가 사업자금을 대출받으면 최대 2%까지 이자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마트24는 가맹점주가 계약기간 도중에 해지를 하더라도 영업위약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중도 계약해지 경우 잔여 계약기간에 예상되는 미출에 비례해서 위약금을 물려왔다. 씨유(CU)와 지에스(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은 최저수입 보장, 전기요금 지원, 식품 폐기비용 지원 등의 상생방안을 내놓았다.
김상조 위원장은 “새로운 상생방안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격려하며, “가맹본부들이 가맹점을 단순히 이익창출 대상으로 보지 말고 혁신의 파트너, 성공의 동반자로 여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과거 미국에서도 구입강제품목을 통해 높은 유통마진을 챙기는 등 제로섬게임을 한 가맹본부는 단기적으로 이익이 늘었지만 결국은 경쟁력 약화로 위기를 맞았고, 가맹점주의 혁신 아이디어를 채택하며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킨 도미노피자, 맥도날드 등은 경쟁에서 앞서나갔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편의점업계에서 씨유·지에스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이마트24 등 5개 업체, 커피업계에서는 이디야커피·엔제리너스·탐앤탐스 등 6개업체, 햄버거 및 제빵업계에서는 롯데리아·맥도날드·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4개 업체가 참석했다. 그밖의 업계에서는 교촌치킨, 본죽, 이니스프리, 바르다김선생이 함께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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