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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철강 압박에 서두른 협상…김현종 “농업 레드라인은 지켰다”

등록 2018-03-25 20:25수정 2018-03-25 22:07

한-미FTA 개정협상 ‘원칙적 타결’

김 본부장이 말한 ‘5가지 성과’
철강 관세유예·농업분야와 함께
“FTA 불확실성 조기 제거
자동차 부품 미 요구 반영 안돼
기존 관세 양허에서 후퇴 없어”

양보안 뭘까
철강 관세·세탁기 세이프가드 등
통상 문제가 협상테이블 전면에
자동차 등 이익균형 달성 의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왼쪽 둘째)과 유명희 통상교섭실장(맨 왼쪽)이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마라톤협상을 마친 뒤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한-미 에프티에이와 232조 철강 관세에 대해 미국과 원칙적인 합의, 원칙적인 타결을 이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왼쪽 둘째)과 유명희 통상교섭실장(맨 왼쪽)이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마라톤협상을 마친 뒤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한-미 에프티에이와 232조 철강 관세에 대해 미국과 원칙적인 합의, 원칙적인 타결을 이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아직 2차 협상이니까 갈 길이 멀다. 협상을 더 많이 해야 할 거 같다.”(김현종 본부장, 2월1일 제2차 개정협상 직후)

얼마 전만 해도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돌연 급진전으로 돌아서 최종 타결이 임박한 국면까지 접어들었다. 철강 관세부과 면제가 통상 현안으로 돌출하고 한-미 에프티에이가 ‘철강 이슈’에 직접 연계되면서 1월5일 협상을 시작한 이후 석달 만에 타결을 목전에 둔 극적 반전이 연출되고 있다.

통상교섭본부 고위 관계자는 2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유명희 한-미 에프티에이 수석대표가 어제(24일)까지 워싱턴 현지에서 막바지 협상을 벌였다. 거의 다 됐다”고 말했다. 우리 쪽 한-미 에프티에이 실무협상팀은 아직 미국 워싱턴에 남아 합의 내용에 대한 최종 확인·점검작업을 벌이면서 공동발표문 작성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개정협상 결과의 구체적인 내용은 26일 오전에 김 본부장이 국무회의 보고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의를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크게 5가지”라며 “(한-미 에프티에이 존폐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했고, 농업은 우리가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지켰으며, 자동차부품의 미국산 비율 의무사용과 원산지 인정에서 미국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고, 기존 관세 양허(철폐)에서 후퇴도 없었다”고 밝혔다.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은 없음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개정협상이 ‘한국산 철강 관세 면제’와 직접 연계돼 우리로선 불리한 협상 구조와 조건 속에서 임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에 따라 협상팀이 줄곧 천명해온 ‘상호 간 확대 이익균형’이 달성됐는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개정협상이 미국의 일방적 요구로 시작된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 언급이 실체적 위협이라고 판단하고 우리 쪽이 먼저 개정협상 착수를 요청한 만큼 애초부터 ‘이익균형’을 방어하기 어려운 협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열위에 놓여 있던 만큼 ‘그래도 철강 면제는 얻어냈다’는 명분이 가능할 때 서둘러 타결 짓는 게 최선의 대응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한다. ‘자동차도 내주고 철강도 잃는’ 상황은 피했다는 것이다.

※ 표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가 2016년 232억달러에서 지난해 179억달러로 대폭 줄어드는 등 개정협상의 목표인 ‘무역수지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개정협상의 실질적 ‘성과물’로 여기며 점차 협상 범위를 줄이는 ‘스몰 패키지 딜’로 이끌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쪽은 쇠고기 등 미국산 수입농산물에 대한 정당한 보복관세 부과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비치면서 동시에 “개정이 광범위해지고 한국의 일방적 양보 양상으로 협상 결과가 나오면 국내 비준이 어려워져 개정은 더 꼬이게 되므로 미국한테도 득이 될 게 없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양국은 지난 2차 협상 때부터 미국이 주요 관심사항으로 제기해온 자동차의 수출입을 다루는 자동차분과, 세탁기·태양광패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및 철강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다루는 무역구제분과, 각종 교역상품에 대한 기존 관세양허 스케줄의 변경을 다루는 분과 등으로 압축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세탁기 세이프가드와 철강 관세 등 통상 이슈가 협상테이블에 등장하는 바람에 협정문 개정이라기보다는 양국 간 통상 현안을 해결하는 대리전 성격을 띠며 진행된 측면도 있다.

철강은 아직 협상 과제가 남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가 철강 관세 면제 7개국에 포함됐지만, 미국이 나라별로 철강시장 수입물량을 제한하는 쿼터로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이제 빨리 연간 수입쿼터를 많이 받아내야 한다. 순서가 뒤로 밀리면 남은 쿼터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관세는 면제받았으나 또 다른 양보안을 마련해 이번엔 쿼터 로비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는 셈이다. 철강이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우리 쪽이 내놓은 양보 타협안 등 이른바 ‘트럼프 청구서’의 지불 부담을 둘러싸고 우리 내부에서 산업·업종별로 갈등이 격화될 수도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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