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생애주기 주거현황’
신혼부부 자가가 전세 추월
신혼부부 자가가 전세 추월
신혼부부 가운데 자기 집에서 사는 비중이 전세에 사는 비중을 앞질렀다. 과거에는 결혼한 이후 내 집을 마련했다면, 최근에는 집이 없으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간한 창간호에 실린 ‘결혼하면 어떤 집에 살고, 왜 이사를 할까’ 보고서를 보면, 1년 미만 신혼부부의 주거점유 형태(2015년 기준)는 자가가 37.7%로 전세(35.1%)를 추월했다. 5년 전 전세(44.1%)가 자가(32.3%)를 크게 웃돌았던 것과는 달라진 세태다. 5년 미만 부부의 자가 대 전세 비중도 2010년 45.6%와 33.2%에서 2015년 50.6%와 27.4%로 크게 벌어졌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5년 미만 신혼부부의 자가 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집값이 비싼 서울은 31.3%, 수도권은 37.0%에 머물렀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비수도권은 52.8%에 달했다. 통계청은 ‘선 결혼 후 주거’에서 ‘선 주거 후 결혼’으로 결혼에 대한 인식과 형태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전 세대보다 노후자금이 넉넉한 베이비붐(55~63년생) 세대가 자녀(평균 2.1명)가 결혼할 때 주택을 마련해주고, 신혼부부 특별분양 등 정부의 지원정책도 자가 비중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녀가 성장할수록 이사할 때 교육환경을 고려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조사 자료를 분석해 결혼 기간별 주거특징과 주거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보니 교육이 주거이동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결혼 5~19년차(8.8%)였다.
자가 비중은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꾸준히 증가했지만, 주거 면적은 35년차 이상이 되면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녀가 독립하고 부부가 은퇴하는 결혼 20~34년차부터 가족 규모가 점차 줄어들더니 결혼 35년차에는 1인 가구의 비중이 32.3%로 치솟았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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