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청년일자리 대책 발표를 홍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제작한 ‘청년일자리 대책의 뒷땀화’ 동영상. 유튜브 화면 갈무리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4일 밤 11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정책 홍보’를 강조한 김 부총리의 언급 이후 실제로 최근 기재부 대변인실은 전면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이례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배경엔 ‘최저임금 인상’ ‘청년 일자리 대책’ 등 사회적 논란이 큰 경제정책에 대한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한 목적도 자리잡고 있다.
9일 기재부 대변인실은 이번주 안에 대변인업무지원팀·외신팀·미디어기획팀 등 3팀으로 짜여진 조직을 대폭 개편한다고 밝혔다. 35명의 인력은 기존처럼 유지하되 큰 존재감이 없던 대변인업무지원팀을 줄이고 6명 정도 규모로 디지털소통팀을 신설하는 것이 뼈대다. 홍민석 기재부 홍보담당관은 “현재 디지털 콘텐츠를 외주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타이밍을 놓치거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많아 아주 중요한 콘텐츠는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가 촉발된 계기는 대변인실을 향한 김 부총리의 ‘불호령’이었다. 지난달 초 김 부총리가 “정책 홍보에 대한 기획 없이 생산부서의 논리를 그대로 전달하기만 하는 대변인실의 관행을 고치라”고 질책했다는 것이다. 대변인실이 딱딱하고 불친절한 자료를 언론에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지만, 그 기저에는 기존 미디어를 통하는 대신 뉴미디어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에 나서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올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 핵심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적 언론보도가 쏟아진 상황에서, 직접 국민에게 정책을 설명하는 기회를 확대해 우호적 여론 조성에 힘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조직 스스로나 개인이 뉴스를 생산·제작하고 유통하는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홍보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며 대변인실의 변화를 촉구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기재부는 지난달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한 직후, 정책 생산에 참여한 청년 사무관들이 직접 출연해 정책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9일 현재 조회 수가 22만회에 이르는 등 기존 기재부 콘텐츠에 견줘 비교적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기재부는 최근 제일기획 출신 광고 전문가인 남경호 아주대 공공대학원 초빙교수를 정책보좌관으로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 부총리는 “국민 시각에서 보고 싶어 민간 전문가를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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