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앞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5조64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다. 반도체 대호황으로 반도체부문에서만 11조원 넘는 이익을 냈고, 모바일부문도 ‘갤럭시S9’의 조기 출시에 힘입어 3조7천억대를 기록했다. 반면 가전부문은 수익성 악화 등으로 2015년 2분기 이래 최저치에 머물렀다.
26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60조5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조5500억원)에 견줘 20% 늘었다. 영업이익은 15조64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조9000억원) 대비 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째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반도체사업에선 20조7800억원의 매출을 올려 11조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55.6%에 달했다. 1천원어치를 팔아 556원을 남긴 셈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에 따른 서버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며 “비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실적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사업의 매출은 28조4500억원, 영업이익은 3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2조700억원)에 비해 82% 증가했고, 증권사들의 시장전망 평균치 3조원 초반보다 높다. 갤럭시S9이 지난달 초 출시되면서 이번 실적에 반영됐고, 갤럭시S8 등 기존 모델의 판매도 견조세를 보이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는 중·저가 구형 모델 단종 등의 영향으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사업은 매출 9조7400억원, 영업이익 2800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가전부문 영업이익은 2015년 2분기 2100억원 이래 최저치다. 텔레비전사업의 경우, 큐엘이디(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확대됐지만, 중·저가 라인업 축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사업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원자재가 상승과 미국 신규 가전공장 가동으로 인한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디램 반도체 시장은 20%, 낸드 시장은 40%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 회사도 시장 성장 수준으로 성장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은 2분기에는 실적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플래그십 모델 수요가 정체하고, 그에 따른 마케팅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다. 가전 사업은 2분기에 에어컨 판매 등이 늘고 퀵드라이브 세탁기 등 신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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