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각) LG전자 데이비드 반더월 미국법인 마케팅총괄이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웨스트에서 LG G7씽큐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엘지(LG)전자가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지(G)7 씽큐’를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공개했다. 지난해 3월 G6 출시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국내에서는 3일 공개 행사를 연다.
G7은 엘지전자가 올해 초 스마트폰사업부문 사령탑 교체 등 전열을 정비한 뒤 내놓는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이어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엘지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엘지전자가 새로 내놓은 G7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전작인 G6를 따르지 않고 계열이 다른 브이(V)30을 계승했다. 화면을 끄고 외관만 보면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모양이 닮았다. 생산 비용 등 새 스마트폰 제작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른바 ‘플랫폼화’를 추진한 결과로 보인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9월 출시돼 디자인과 기능 등에서 호평을 받은 V30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플랫폼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앞서 조성진 엘지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모듈화나 플랫폼 전략을 접목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둘째 특징은 노치 화면 채택이다. 노치 화면은 홈(노치)을 파듯이 스마트폰 화면 상단 중앙을 제외하고 양옆을 화면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텐(X)에서 처음 도입한 뒤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출시 당시 ‘탈모 화면’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애플 프리미엄과 효율적인 화면 사용이라는 이점 등 때문에 ‘대세 화면’이 됐다. 엘지전자는 이를 ‘뉴세컨드 스크린’이라는 이름으로 계승·발전시켰다고 밝혔다. 다른 스마트폰의 노치 화면과 달리 베젤 끝부분의 색상을 바꿀 수 있고, 검은색으로 설정하면 노치 화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특징은 엘지가 꾸준히 신경써온 ‘소리’ 강화다. 엘지전자는 스마트폰 전체를 울림통으로 쓰는 ‘붐박스’ 방식을 채택해, 기존 스마트폰보다 저음을 2배 이상 강화했다고 밝혔다. 소리를 높여 탁자 위 등에 두면 스마트폰 자체 진동을 통해 소리가 더욱 깊어지는 효과도 생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에 채택한 스테레오 방식은 적용하지 않았다.
카메라와 인공지능 기능도 강화됐다. ‘아웃포커스 기능’은 넓은 화각에서도 작동되고, 적절한 촬영 방식을 자동으로 선택해주는 ‘인공지능(AI) 카메라 모드’는 기존 8개에서 19개로 확대됐다. ‘인공지능 버튼’도 신설했다. 이를 누르고 명령하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작동한다.
엘지전자는 조성진(부회장)-황정환(부사장) 체제가 꾸려진 뒤 내놓는 첫 스마트폰 G7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 적자 탈출’을 목표로 브랜드 변경을 포함해 플랫폼화, 모듈화 등을 탁자에 놓고 고민해왔다. 안병도 아이티(IT) 평론가는 G7에 대해 “엘지전자가 과거 급격한 혁신을 시도하다 곤란을 겪었는데, 이번에는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것 같다.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해, 사업 지속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지전자는 11일 G7 사전 예약을 시작해 18일 출시하고, 미국·유럽·중남미·아시아 등에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4GB램과 저장용량 64GB인 G7과 6GB램과 저장용량 128GB인 G7플러스 등 2종이 나온다. 출고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9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엘지전자는 이동통신사를 통해 공급하는 시점에 맞춰 G7 자급제폰 모델도 내놓는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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