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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출기업 32%의 고백 “수출부진, 경쟁력 떨어졌기 때문”

등록 2018-05-03 18:10수정 2018-05-03 21:12

제조업 경쟁력 흔들
무협 944개 기업 설문
21%가 “경쟁력 상실”
11%는 “제품 선호도 감소”

수출물량 마이너스 행진
업황부진 자동차·선박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스마트폰·가전도
매달 -7.6%~-41.8% 위축
수출 버팀목 삼은 경기회복
1년간 짧은 상승기 끝내고
하반기부터 하강국면 가능성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연간 수출액 50만달러 이상인 1천여개 수출기업 셋 중 하나꼴로 ‘자사 제품경쟁력 상실’ 및 ‘자사 제품 선호도 감소’를 올해 수출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4월 수출 증가율(-1.5%)이 17개월 만에 꺾이자 정부는 자동차·조선업 구조조정과 불황 탓이라고 분석하지만, 특정 업종이나 일시적·경기적 요인을 넘어 제조업 전반의 수출제품 자체에 ‘구조적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현장의 수출기업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보호무역·통상마찰 등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수출기업 ‘제품 경쟁력’ 자체의 이상 징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3일 발표한 ‘2018년 수출기업 해외시장 경기전망조사’를 보면, 주요 수출기업들은 올해 해외시장 수출 부진을 전망하는 요인으로 ‘보호무역주의 등 통상압박 심화’(39.0%)에 이어 ‘자사 제품경쟁력 상실’(21.1%), ‘자사 제품 선호도 감소’(10.5%)를 꼽았다. 수출제품 자체의 문제가 31.6%에 이른 셈이다. 이번 조사는 2017년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인 수출기업 총 944곳(대기업 6.9%, 중견기업 20.2%, 중소기업 72.9%)을 대상으로 지난 4월5~16일에 전자우편 온라인 설문으로 이뤄졌다. 내부 애로사항으로는 ‘신제품 부족’(18.4%), ‘기술력 부족’(11.5%), ‘현지시장 정보 부족’(17.8%), ‘자금 부족’(16.7%)을 꼽았다. 수출에서 자체 경쟁력(신제품·기술력)에 애로가 있다는 응답이 29.9%에 이른 셈이다. 특히 반도체·자동차·전기전자·무선통신기기·화학·가전 등 주력 수출품목 모두 수출 애로 요인으로 현지시장·자금·마케팅·환율리스크보다 ‘신제품 부족’(19~26%)을 더 많이 꼽았다.

수출제품 경쟁력에서의 ‘고장 신호’는 무역협회가 수출기업 2천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 지수는 수출 여건이 직전 분기에 견줘 개선(악화)될 것으로 기대하면 100 이상(이하)의 값을 갖는다. 올 2분기 조사(3월5~15일)를 보면, 총 10개의 수출전망지수 항목 가운데 해외 수입상의 수입 문의를 나타내는 ‘수출 상담’(111.2)과 ‘수출 단가’(100.6)에서만 100을 넘었을 뿐 수출 계약(95.7), 수출 채산성(80.3), 설비가동률(86.5), 수출상품 제조원가(92.2) 등은 모두 100을 밑돌았다. 해외시장 경기 호전을 반영하는 두 지표(수출 상담, 수출 단가)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악화’를 예상한 것이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수출 채산성은 작년 3분기부터 100 이하(94.9~98.3)를 맴돌더니 올 2분기에는 급기야 80.3으로 급락했다. 수출 채산성 결정요인에는 환율·원재료 가격 등 외부 변수뿐 아니라 제품 기술력을 반영하는 생산효율·원가 같은 내부 경쟁력도 포함된다. 설비가동률 및 수출계약 전망은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100을 웃돌며 ‘호전’을 예상했으나 올 2분기에 갑작스럽게 86.5(설비가동률), 95.7(수출계약)로 내려앉았다. 수출기업 스스로 경고등을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 수출전망지수는 작년 3분기(116.6)에 정점을 찍은 뒤 4분기(100.3)에 다시 크게 내려앉았다. 이어 올 1분기(100.8)와 2분기(102.8)까지, 비록 악화는 면했으나 둔화 조짐이 확연하다.

세계 물가 상승을 반영한 수출제품단가(명목 수출)를 제외하고 수출물량(실질 수출) 증감률만 보면 작년 4분기 -0.8%, 올 2월 -2.6%, 3월 -9.6%를 기록했다. 오랜 상승세가 꺾이면서 예사롭지 않은 지난 4월 수출도 이런 구조적 변화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활황만 빼고 나면 구조조정과 깊은 업황 부진에 빠져 있는 자동차·선박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수출도 작년 12월부터 올 4월까지 매달 -7.6~-22.4%(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중이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작년 10월부터 4월까지 달마다 -10.1~-40.7%씩 대폭 감소하며 고전중이고, 같은 기간 가전 역시 -8.9~-41.8%로 월별로 마이너스 수출 추세가 뚜렷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경기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되는 경향이고, 수출물량보다는 수출단가 상승에 의존하는 측면도 커 불안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통상당국은 올 초에 연간 수출증가율 목표치를 ‘4% 이상’으로 잡으면서 “보호무역 확산, 해외생산 확대 등을 감안할 때 매우 도전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무역협회 조사에서 수출 대기업의 절반 이상(57.5%), 중소·중견기업까지 합친 전체 수출기업의 40%가 올해 수출증가율을 ‘3% 이하’로 내다봤다. 수출경기를 버팀목 삼은 경기 회복·확장국면이 약 1년간의 짧은 상승기를 끝내고 올 하반기부터 수축·하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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