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PCA생명 인수로 포문
자사주 500만주 취득계획도 공시
동양생명은 ‘오너리스크’ 불구
작년 사상 최대 실적…“30% 배당”
INC-신한생명은 인수합병 화두
성공땐 단번에 4위권 경쟁 가능
자사주 500만주 취득계획도 공시
동양생명은 ‘오너리스크’ 불구
작년 사상 최대 실적…“30% 배당”
INC-신한생명은 인수합병 화두
성공땐 단번에 4위권 경쟁 가능
생명보험업계에 5위 싸움이 뜨겁다. 삼성-한화-교보의 ‘빅3’ 체제가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규모 30조원 전후인 아이엔지(ING)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신한생명이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6일 생명보험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말 기준 주요 생보사들의 자산은 삼성생명 256조4600억원, 한화생명 110조6600억원, 교보생명 96조8200억원, 엔에이치(NH)농협생명 64조원 순이다. 이어 아이엔지생명(31조4000억), 동양생명(30조4100억), 신한생명(29조8500억), 미래에셋생명(29조6400억)이 5~8위권을 이루며 혼전 중이다.
선공에 나선 건 지난 3월 1700억원을 투입한 피시에이(PCA)생명 인수를 완료해 자산규모를 35조원 수준으로 늘린 미래에셋생명이다. 미래에셋은 이어 지난달 13일 “석달 안에 자사주 500만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보험업계에서 자사주 매입은 드문 일이다. 자기자본 확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통 채권과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데, 미래에셋생명은 금과 원유, 사회기반시설(SOC) 분야에도 활발하게 투자한다. 모그룹(미래에셋) 색채가 반영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자사주 매입도 투자회사에서 출발한 보험사다운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양생명은 2015년 9월 중국계 안방보험에 인수될 당시만 해도 자산규모 22조200억원으로 업계 8위였는데, 이후 공격적인 영업으로 순위를 두 단계 끌어올렸다. 매출에 해당하는 월 수입보험료도 3000억원에서 3900억원(2018년 1월)으로 2년 남짓 사이에 30%나 늘렸고, 지난해에는 순이익 1928억원으로 연결재무제표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다만 최근 모기업인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그룹 경영권이 중국 당국에 접수되는 ‘오너리스크’가 발생했다. 하지만 대외적인 기조는 변함이 없다. 지난 16일에는 “회사 발전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뤄젠룽 사장과 피터진 상무가 자사주를 각각 1만2천주와 6천주씩 사들였다. “2019년까지 최소 30% 이상 배당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엔지생명과 신한생명은 인수합병이 화두다. 사모펀드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는 2013년 1조8400억원에 아이엔지생명을 사들인 뒤 상장과 배당을 통해 ‘본전’을 거의 회수했고, 현재 보유 중인 대주주 지분 59.15%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아이엔지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업계 최고 수준인 455%로 ‘알짜 매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최근 케이비(KB)금융지주에 리딩뱅크(1등 은행) 자리를 빼앗긴 신한금융지주와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인데, 합병이 성사될 경우 자산규모가 60조원을 넘어 단번에 엔에이치농협생명과 4위권 경쟁을 벌이게 된다. 최근 ‘2조5천억원에 매각협상이 타결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신한 쪽은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 공시를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엔지생명이 2조5천억~3조원대 가치가 있는지는 평가가 엇갈린다. 케이비금융지주와 하나금융도 잠재적인 인수 후보자여서 물 밑에서 치열한 수 싸움이 진행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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