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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버튼 자존심’ 접고, 기본에 공들였더라

등록 2018-05-07 15:56수정 2018-05-07 22:12

LG 스마트폰 ‘G7 싱큐’ 써보니

162g 가벼운데 6.1 대형화면
삼성전자처럼 버튼 5개 장착
카메라 기능 대폭 강화
인공지능 촬영모드 8→19개
엘지전자 `G7 싱큐'(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S9' 화면 비교
엘지전자 `G7 싱큐'(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S9' 화면 비교
자존심(?) 버리고, 기본에 충실한 스마트폰.

엘지(LG)전자의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지7(G7) 씽큐’를 써보고 처음 받은 느낌이다. 얇고 가벼운 외모는 더욱 날렵해졌고, 오디오와 카메라, 인공지능 기능 등은 강화됐다. 특히 노치 방식 화면과 붐박스가 적용된 오디오는 경쟁작인 갤럭시나 아이폰 등과 견줄만 했다. 아쉬운 변화도 있었다. 엘지 스마트폰만의 특징이었던 ‘3개의 버튼’이 삼성전자 ‘갤럭시S9’과 똑같이 5개로 늘었다. ‘대세’를 따르겠다는 엘지의 고백으로 읽혔다. 지난 4일 엘지전자 G7을 미리 써봤다.

■ 기본에 충실한 제품 G7은 3년째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엘지전자의 기대작인 만큼 공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얇고(7.9㎜), 가벼운(162g) 몸체를 유지하면서도, 6.1형(인치)의 대형 화면을 만든 부분이 돋보였다. 모두가 원하는 ‘작지만 큰 스마트폰’에 점점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G7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엘지전자의 또다른 브랜드의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보다 세로가 1.5㎜ 늘고 가로는 3.5㎜나 작지만 화면 크기는 6.1형으로 오히려 0.1형 커졌다. 두 개를 손에 쥐면 차이가 생각보다 큰데, 화면 크기는 더 커진 것이다. 삼성 갤럭시S9과 비교해도, 크기는 엇비슷하지만 화면은 0.3형 더 크고, 갤럭시S9+보다는 크기가 작고 무게(189g)도 훨씬 가볍지만 화면 차이는 0.1형에 불과하다.

지난해 애플 아이폰X(텐)에서 시작된 노치 화면을 적용한 결과다. 우리 말로 ’홈’을 뜻하는 ’노치’ 화면은 효율적 화면 사용이라는 장점이 분명하지만, 화면 상단 가운데 부분이 파진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G7은 이를 고려해 노치 화면의 색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검은 색을 선택하면 노치 화면으로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

엘지전자 `G7 싱큐'(오른쪽)와 애플 `아이폰X' 화면 비교
엘지전자 `G7 싱큐'(오른쪽)와 애플 `아이폰X' 화면 비교
붐박스 기능을 적용한 스피커는 기존 모노 스피커로는 기대하기 힘든 높은 음량을 냈다. 소리 강화를 위해 엘지는 G7의 내부 공명 공간을 키웠고, 소리를 키울수록 스마트폰 자체 진동도 함께 커지도록 했다. G7을 탁자에 올려놓으면 탁자가 공명해 소리가 증폭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다른 엘지 스마트폰에서 보이는 고음 영역이 갈라지는 현상 등이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스테레오 스피커 방식에는 미치지 못한 듯 보였다. 스테레오 스피커가 적용된 갤럭시S9이나 아이폰8보다는 고음이 더 낮고 덜 풍부한 느낌이었다.

카메라는 엘지 제품의 장점인 광각과 인공지능(AI) 촬영 기능이 강화됐고, 약점으로 여겨졌던 아웃포커스 기능이 보완됐다. 특히 피사체에 따라 적절한 촬영 모드를 선택해주는 AI 촬영 모드는 인물·반려동물 등 8개에서 아기·과일 등이 추가돼 19개가 됐다. 대상을 뚜렷하게 남기고 배경은 희미하게 날려주는 아웃포커스 기능도 따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

■ 꼭 바꿔야만 했나 G7의 또 다른 특징은 애플은 물론 삼성 따라하기다. 알려진 바와 같이 G7은 아이폰X에 처음 시도된 노치 화면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경쟁작인 갤럭시S9과 전체 크기는 비슷하면서도 화면은 6.1형으로 갤럭시S9(5.8형)보다 훨씬 커졌다.

이보다 더 도드라지는 것은 버튼 개수의 변화다. 지난해 3월과 9월 엘지가 출시한 G6와 V30에는 단 3개의 버튼만 있었다. 왼쪽 측면에 달린 음량 버튼 두개와 뒷면에 있는 전원 버튼 하나였다. 전원 버튼에는 지문인식 기능이 함께 들어있었다. 버튼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새로 나온 G7은 버튼이 5개로 늘었다. 왼쪽 측면에 AI 버튼과 오른 쪽 측면에 전원 버튼이 추가됐다. 화면 뒷면의 ‘지문인식 전원’ 버튼은 ’지문인식’ 버튼이 됐다.

‘버튼 최소화’를 장점으로 내세워 온 엘지가 이를 포기한 것은 삼성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삼성이 올 3월 출시한 갤럭시S9은 왼쪽 측면의 인공지능 ‘빅스비’ 버튼을 포함해 모두 5개의 버튼을 갖고 있다. G7과 개수는 물론 위치까지 똑같다. 업계 관계자는 “3개의 버튼은 엘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리함이나 간소함일 수 있지만, 삼성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함 혹은 생소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점유율 50%가 넘는 삼성 사용자를 끌어오기 위해 버튼을 늘렸다는 것이다. V30을 써 온 엘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사업적으로 필요한 선택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변화는 아니었다.

■ 가격만큼 중요한 것은? 엘지는 G7의 가격을 90만원 안팎으로 예고했다. 램 4GB에 저장용량 64GB인 G7은 80만원대 후반, 램 6GB에 저장용량 128GB인 G7+는 9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삼성과 애플이 최근 주력 제품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표를 붙이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소비자의 눈높이는 여전히 엄격하다. 일각에서는 70만원대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지가 어떤 선택을 하든, 당장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엘지가 꾸준히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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