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전자가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지7(G7) 씽큐’의 자급제폰 모델을 오는 18일 출시한다.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운데는 삼성전자 ‘갤럭시에스9(S9)’만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제한됐던 자급제폰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엘지전자 관계자는 “이달 초 공개한 지7 씽큐의 자급제폰을 통신사를 통해 공급하는 시점에 맞춰 출시한다. 지난 11일 예약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18일부터 공급한다”고 밝혔다. 자급제폰 가격은 통신사를 통해 공급할 때의 출고가와 같다. 저장용량 64GB인 지7이 89만8700원, 128GB인 지7플러스는 97만6800원이다. 엘지전자 누리집과 베트스샵, 하이마트, 11번가 등 일반 가전매장과 온라인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자급제폰은 통신사 매장이 아닌 일반 전자제품을 파는 매장에서 살 수 있는 공기계 스마트폰으로, ‘언락(Unlocked)폰’이라고도 한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산 뒤 알뜰폰 사업자와 이통사 가운데 한 곳을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이동통신 사업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알뜰폰 사업자 선택 등을 통해 요금절감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동안은 자급제폰 판매가가 10% 가량 비싸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제외돼 활성화하지 못했다.
지7 자급제폰은 엘지전자가 내놓는 첫 프리미엄 자급제폰이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말 정부의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에 동의한 바 있지만, 지난 3월 초 ‘브이30에스(V30S) 씽큐’를 출시할 때는 자급제폰 모델을 내놓지 않아 약속 위반이란 비판을 받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에스9 출시 때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자급제폰 모델을 함께 출시했다.
지7 자급제폰이 추가되면서 자급제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갤럭시에스9 판매량 가운데 10% 가량이 자급제폰으로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7 출시에 따른 경쟁 활성화 효과로 자급제폰 판매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한 회사 한 제품만 있을 때와 두 회사 제품이 경쟁할 때는 확실히 차이가 생긴다”며 “자급제폰 시장 자체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급제폰은 생소하고 발품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요금 인하와 약정 탈출 효과 등 장점이 크다. 자급제폰을 구입해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 사업자 유심요금제 등에 가입할 경우, 기존 이동통신 3사에서 사는 것보다 싼 값에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
갤S9도 나왔다…약정·요금 맘대로 ‘자급제폰 전성시대’ 올까) 또 24개월 등 복잡한 약정 계약에서 벗어나 원하는 기간 동안만 쓸 수 있어, 최근 젊은 층을 위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시장의 80% 이상이 자급제폰 시장이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전체 스마트폰의 50% 이상이 자급제로 유통됐다. 국내는 10% 이하로 추정된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