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암참 회장 등 암참 회장단이 15일 여의도 암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암참 제공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핵을 완전 포기하면 미국 기업·자본의 대북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에서 기업·투자활동을 하고 있는 700여개 미국 기업인들의 모임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북한 경제협력 및 투자의 선결조건은 CVID(완전하고 입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전 한국GM 대표)은 15일 서울 여의도 암참 사무실에서 ‘2018년 암참 도어녹’(Doorknock) 결과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면서도 “그러나 CVID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경제협력과 투자가 이뤄질 수 없음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참 도어녹은 암참 대표 사절단이 매년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백악관·행정부·의회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50여개 회담을 열고 한·미 양국 사이의 통상 현안 관련 의견을 교환하는 행사다. 이번 도어녹은 판문점 선언 이전인 지난달 15∼18일 열렸다. 김 회장은 또 “한·미 양국 정부가 목표한 바(완전한 비핵화)에 북한이 도달한다면 암참도 북한의 경제를 육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하겠지만, 일단 양국 정부가 이 목표에 도달하는 게 선결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데이비드 럭 전 암참 회장은 한·미 양국간 무역균형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 정부·기업의 ‘더 많은 미국산 무기·에너지 구입’을 제시했다. 그는 방위산업의 경우 한국의 무기 조달시장에서 미국산 점유율이 증가하면 미국의 한국시장 수출액이 연간 87억달러 가량 늘어날 수 있고, 에너지부문도 한국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을 한국 전체 에너지소비의 10% 수준까지 늘리면 미국의 한국시장 수출액이 연간 90억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건강보험 급여체계에서 신약 약가 체계를 개선하면 한·미 무역 역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임스 김 회장은 이날 “한-미 자유뮤역협정(FTA) 개정 등 한미 통상 관계는 작년 한해 동안 양국간 무역적자를 극적으로 줄이는 등 많은 발전과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또, 경영 정상화 지원을 둘러싸고 한·미간 투자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지엠(GM)과 관련해서는 “이 문제는 워싱턴에서 진행된 이번 50여개의 암참 도어녹 회의 중 단 한번도 현안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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