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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합병’과 닮은듯 다른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등록 2018-05-16 05:00수정 2018-05-16 11:34

엘리엇, 삼성 때처럼 ‘반대’ 천명
참여연대는 주총서 찬반결정 유보

삼성, 세부담없이 ‘경영권 승계’ 합병
현대차 2조5천억 세금·사회환원 예상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임시주총이 29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합병비율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논란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엘리엇의 반대와 시민단체의 반발은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불공정 합병 논란 때와 비슷한 점이다. 엘리엇은 11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잘못된 전제에 기반하고 있다며 주총에서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참여연대도 모비스 분할과 관련해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간 가치 평가, 모비스 신설법인과 글로비스 간 합병비율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모비스 신설법인(모듈·애프터서비스 부품사업)과 글로비스간 합병비율(0.61대 1)은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글로비스(29.99%)에 유리하고 지분이 적은 모비스(6.96%)에 불리하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엘리엇과 참여연대는 삼성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비율을 0.34대 1로 정하자,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정해졌다며 강력 반대했다.

하지만 두 논란 간에는 차이점도 적지 않다. 우선 참여연대는 분할·합병 찬반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 참여연대는 15일 “현대차그룹에 시정과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번 사안이 주총에서 반대할 정도의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 역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합리적 이유가 명확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반대 입장 천명에는 소극적이다. 두 시민단체는 삼성물산 합병 때는 반대 입장을 명백히 했었다. 공정위도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대해 순환출자와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해소가 기대된다고 긍정 평가했다.

경제계에서는 두 그룹의 총수일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핵심 비교 포인트로 꼽는다. 삼성은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을 하기 위해 합병비율의 산정기준이 되는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합병을 추진했다. 또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뻥튀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은 정반대다.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글로비스보다 지분이 적은 모비스에 유리할 때 재편안을 발표한 것이다. 글로비스의 발표 전날 주가는 15만7500원으로 직전 5년간 최고치인 33만7천원(2014년 9월25일)보다 53% 낮고, 최저치인 13만원(2018년 2월22일)보다 21% 높다. 반면 모비스의 발표 전날 주가는 24만5천으로 직전 5년간 최고치인 32만3500원(2014년 4월3일)보다 24% 낮고, 최저치인 18만5500원(2015년 7월17일)보다 32% 높다.

자료:전자공시(※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삼성은 세 부담 없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 불공정합병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현대차는 개편 과정에서 총수일가가 적지 않은 세 부담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차이점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총수일가가 보유 중인 글로비스 주식을 팔고 기아차가 가진 모비스 주식(16.88%)를 사면서 1조5천억원 정도의 양도세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과거 총수일가의 글로비스 주식(8500억원어치) 사회환원과, 기존 글로비스 주식 매각 때 납부한 세금까지 합치면 총 2조5천억~2조6천억원을 세금과 사회환원으로 내놓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 개편의 키를 쥔 것으로 평가되는 국민연금의 처지도 삼성 때와는 조금 다르다. 국민연금은 삼성 합병 당시 제일모직보다 삼성물산 주식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에 찬성한데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아 손해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국민연금의 모비스 주식 보유액은 2조3천여억원(발표 전날 주가 기준)으로 글로비스(6200여억원)의 3.7배에 달해, 단순하게 보면 모비스에 합병비율이 불리할수록 국민연금도 손해다. 하지만 회사 분할과 합병의 시너지 효과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적인 유불리 판단은 아직 유동적이다.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불법적 요소가 분명치 않은 것은 삼성 합병논란 때와 차이점”이라면서도 “모비스 분할과 글로비스와의 합병 방안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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