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한 어린이집을 방문해 유아 보육·교육과 저출산 문제와 관련한 학부모와 보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8만9600명.’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8만명대로 처음 추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앞으로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고 낮은 수준에 머물 경우, 올해 출생아 수는 30만명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월 인구동향’을 보면, 출생아 수는 3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200명 감소했다. 감소율은 -9.6%.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3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치다. 올해 1분기(1~4월) 출생아 수도 8만9600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9100명(-9.2%) 줄었다. 1분기 출생아 수가 8만명대로 내려앉은 것은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다만 감소율은 2016년 3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한 자릿수로 완화됐다.
주요 가임기인 20대 후반 30대 초반에서 출산율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에는 30~34살 여성 1천명당 109.7명의 아이가 태어났는데 올해는 그 수가 8.5명 감소한 101.2명으로 나타났다. 25~29살에서도 1천명당 태어난 아이가 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5명)에 견줘 8.5명 감소했다.
그 결과 1분기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은 1.07명으로 한 해 전보다 0.1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떨어진 뒤 소폭 반등과 하락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1.05명으로 내려앉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출산율은 1.68명(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꼴찌 수준이다.
2001년 이후 한 번도 초저출산 사회(합계출산율 1.3명 미만)를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출산율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출산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혼인 감소세가 이어지는 탓이다. 올 1분기 혼인 건수는 6만62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0건(-3.5%) 줄었다. 남녀 모두 20대 후반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셋째 이상의 출산이 감소한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올 1분기 셋째아 이상 구성비(4.8%)는 전년 동기(9.7%)의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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