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사업주의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 목표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날 김 부총리는 한국-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적절한 인상을 통해 양극화 등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은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겠지만 충분히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인상됐고, 2020년 1만원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선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도 15% 이상이어야 한다.
김 부총리는 “지금까지 잠정·중간 연구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올해 1분기 고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긴 시계열로 봐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앞서 지난 16일 국회에서도 그는 “경험이나 직관으로 볼 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우리 경제 상황이 정부의 목표인 3%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지표에 여러 각도로 해석할 수 있는 신호가 섞여 있다고도 말했다. 최근 떠오른 ‘경기침체 진입론’에 대해 일정 수준 공감의 뜻을 표한 셈이다.
그는 “전반적으로 거시 상황을 본다면 우리 경제는 정부가 애초에 목표로 했던 3% 성장 경로를 비교적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각도로 해석할 수 있는 시그널(신호)들이 (경제) 지표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며 한국 경제가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지금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반박했고, 김 부의장이 “경제 현상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구조는 현상의 추세를 결정한다”고 재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한편, 김 부총리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의 거시경제 성장 기여도를 0.1%포인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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