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 저지, 임금저하 없는 노동시간 단축, 2018 임단투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꼼수없이 온전한 최저임금 1만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다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다루자는 기존 주장을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이다.
경총은 23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입법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발표를 통해 “최근 우리경제가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조속히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송영중 경총 부회장이 지난 21~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 참석해 정기 상여금만 최저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한 여야 합의안에 불만을 표출하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경총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안과 관련한 경총의 행보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경총은 당초부터 근로자가 지급받는 상여금, 제수당 및 금품을 모두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을 주장해왔으나,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개정안은 매월 지급하는 상여금과 현금성 숙식비만을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총은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시간을 소모함이 없이 신속히 법안이 통과되어 최저임금으로 인한 기업의 부담이 줄어드는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방침 변경 배경을 밝혔다. 경총의 입장 변경은 다른 경영계 단체들이 국회 논의를 반대하는 노동계와 같은 주장을 펴는 경총을 강하게 비판한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