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복지재단은 서울의 한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주민을 구한 김해원(49)씨와 김영진(44)씨, 박재홍(30)씨 등 3명에게 ‘엘지 의인상’을 주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근에서 자동차 공업사를 운영하는 김해원씨는 지난 19일 오후 3시께 주변 오피스텔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근처 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김영진씨와 지역 주민 박재홍씨도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 3명은 화재로 연기가 자욱한 5층에서 인기척이 있는 방을 발견하고, 유독가스를 마셔 쓰러진 주민을 밖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5층 방의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1층으로 내려가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오기도 했다. 구조된 주민은 양팔 및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지 복지재단 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구하기 위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불타는 건물 속으로 뛰어든 이들 시민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엘지 의인상은 2015년 고 구본무 회장의 “몸을 사리지 않고 사회에 의로운 일을 한 분들을 기리자”는 아이디어로 제정됐고, 지금까지 75명이 받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