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코리아의 음성공장 태양광모듈 작업장 모습. 한화큐셀 제공
지난 2월 초 미국이 수입산 태양광 셀·모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가운데 세계 1위 태양광업체인 한화큐셀이 미국에 태양광모듈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통상 공세에 따라 세탁기에 이어 태양광도 미국에 공장을 이전하는 등 국내 일자리 위협이 가시화하고 있다.
한화큐셀의 국내시장 담당 브랜드인 한화큐셀코리아는 30일 미국 조지아주 휘트필트 카운티와 현지 태양광모듈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착공해 내년에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의 생산규모는 약 2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전기량인 1.6GW 수준으로, 미국 내 태양광모듈 공장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현지 시장 및 제품 전략을 추가로 검토해 확정할 계획이다. 미국 주 정부와 카운티는 부지 무상 제공, 재산세 감면 및 법인세 혜택 등 총 3천만달러(330억원)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전세계 태양광 시장(106GW·2018년) 중에서 미국(10GW)은 중국(50GW)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큰 시장이다. 한화는 미국에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 2016년과 작년에 미국 현지 모듈시장에서 점유율 선두에 올랐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지난 2월 초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수입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 각각 3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를 발동하면서 미국시장 수출 환경이 악화됐다”며 “그동안 미국 현지공장 건설은 검토하지 않고 있었는데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라 미국시장 지위 유지를 위해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태양광 세이프가드는 모든 외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에 4년간 관세를 부과하는 조처로, 관세율은 첫 해 30%를 시작으로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 등이다. 다만, 셀의 경우엔 연간 수입쿼터 2.5GW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받는다. 한화큐셀이 셀 공장은 제외하고 모듈공장만 미국 현지에 건설하기로 한 배경이다. 지난해 한화큐셀 등 우리나라 업체가 미국 태양광시장에 수출한 금액은 총 10억달러에 이른다. 한화큐셀코리아 국내 공장의 태양광 생산물량은 올 1분기 기준으로 3.7GW로, 이 가운데 국내 판매는 500MW가량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미국시장에 수출해왔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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